큐텐이 품은 '한지붕 세가족' 전략은 '따로 또 같이'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까지 품으면서 성장 전략에 관심이 모인다. 앞서 인수한 티몬의 사례로 비춰볼 때 각각의 플랫폼을 통합하지 않고, 위메프가 가진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큐텐의 글로벌 역량을 접목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올해 1월 위메프에 회사 인수를 타진한 이후 지난 5일 위메프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큐텐은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의 지분 전량을 인수하고, 위메프 경영권과 모바일 앱 소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했다. 위메프는 적자가 이어지자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큐텐은 위메프 인수 방식과 금액 등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큐텐은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세 번째로 국내 이커머스 기업을 인수하게 됐다.
새 대표에는 김효종 큐텐 경영지원본부장이 선임됐다. 김 신임 대표는 구영배 큐텐 대표의 20년 지기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7일부터 위메프로 출근해 업무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메프 직원들은 공식적인 메시지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향후 운영 방안은 빠르면 다음 주쯤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큐텐의 위메프 운영 방향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이지만 티몬의 사례로 볼 때 위메프의 강점을 강화해 계열사 간 유기적 결합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큐텐 측은 최근 위메프 인수 소식을 전하며 "티몬 인수로 증명한 성공 방식을 위메프에도 적용하고 그룹사간 시너지를 높일 것"이라며 "위메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하고 티몬, 인터파크커머스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결합을 강화해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글로벌 이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라고 밝혔다.
큐텐은 지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세운 회사다. 2010년 싱가포르에서 한국 제품을 판매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현재 큐텐은 '싱가포르판 아마존'이라는 별명으로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중국, 인도 등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11개 언어로 24개국에 제품 판매·배송을 제공한다. 이 같은 글로벌 커머스 역량을 국내 이커머스에도 적용해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전망이다.
큐텐은 지난해 9월 2천억원에 티몬을 인수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진출했다. 티몬의 장점인 상품력을 유지한 채 단기간 특가 마케팅을 강화했다. 또한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을 바탕으로 현지 판매자의 상품을 경쟁력 있는 가격에 제공하면서 시너지를 냈다.
큐텐이 경영권을 인수한 후인 지난해 4분기 티몬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보다 60% 늘었고 올해 1분기 역시 전년 대비 70% 가까이 성장했다. 큐텐은 이 같은 모델을 인터파크커머스는 물론 위메프에도 적용해 그룹사 전체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장을 도모한다는 구상이다.
최근에는 인터파크커머스 부문의 인수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며 마무리했다. 인수 금액은 1천50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큐텐이 위메프를 인수하면서 위메프의 직구 역량 강화도 기대된다. 큐텐이 보유한 해외 판매자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계열사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의 물류 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이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판매자들에게는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소비자들에게는 차별화된 소비 경험을 제공하며 모두와 동반성장하는 상생 생태계로 자리 잡아 나간다는 방침이다.
큐텐의 국내 이커머스 업체 세 곳 인수로 시장의 판도 변화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재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기준 네이버가 1위로 17%, SSG닷컴과 지마켓이 15%, 쿠팡(13%), 11번가(6%), 롯데온(5%), 위메프(4%), 티몬(3%) 등으로 추정된다. 단순 계산하면 큐텐에 위메프와 티몬의 점유율을 합쳐질 경우 11번가의 점유율을 뛰어넘는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큐텐이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까지 인수하면서 단숨에 10% 수준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며 "점유율로는 네이버와 쿠팡 등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큐텐이 국내 이커머스는 갖지 못한 해외 커머스 경쟁력을 가진 만큼 향후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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