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없이 1조 회사 2000억에 삼켰다'···큐텐의 M&A 끝은 나스닥
자회사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동력 확보 목적
큐텐(Qoo10)이 티몬, 인터파크커머스에 이어 위메프까지 인수하며 국내 이커머스 업계 4위 사업자로 우뚝 올라서게 됐다. 적자에 허덕이는 이커머스 업체들을 저가에 그것도 현금이 아닌 보유한 알짜 자회사 지분을 주고 인수해 몸집을 키우는 전략이다. 큐텐이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Qxpress)의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덩치를 키우기 위한 행보이기도 하다. 위메프의 기업가치는 한때 1조원을 돌파했으나 이번 거래에서 양 측은 약 2000억원으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큐텐은 주식 교환 방식으로 원더홀딩스가 보유한 위메프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메프 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큐익스프레스에 넘기고 큐익스프레스가 새로 발행하는 신주를 받는 방식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위메프가 큐익스프레스의 자회사가 되는 구조다.
이는 큐텐의 현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큐텐은 지난해 티몬을 인수할 때에도 같은 방식을 구사했다. 기존 대주주였던 앵커에쿼티파트너스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이 보유한 티몬 지분 100%를 큐텐 지분과 교환한 것이다. 지분을 교환 받은 피인수기업의 기존 투자자는 물론 큐텐 역시 큐익스프레스의 나스닥 성공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셈이다. 상장 이후 주가가 올라야 이들은 지분을 현금화 할 수 있다.
큐텐이 이처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기업가치가 1~2년 전보다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티몬이 대표적인 예다. 롯데그룹이 인수를 추진했던 2019년 티몬의 기업가치는 1조2500억원에 달했지만 3년 뒤인 2022년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기업가치는 5800억원으로 반토막났다. 그럼에도 인수자를 찾지 못했던 티몬은 결국 그해 9월 큐텐이 2000억원까지 떨어진 값에 인수했다.
큐텐은 지마켓의 창업자 구영배 대표가 2010년 싱가포르에서 설립한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동남아시아를 기반으로 동북아·유럽·미주 등 24개국에서 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큐텐이 M&A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업계는 새롭게 재편될 전망이다. 위메프(시장 점유율 4%)와 티몬(3%), 인터파크커머스(1%) 인수로 큐텐은 단숨에 8%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유한 업계 4위 사업자로 도약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17%, 신세계(004170)그룹 15%, 쿠팡 13%, 11번가 6%, 롯데온 5% 등으로 추정된다.
큐텐은 위메프와 앞서 인수한 이커머스 업체들 간 시너지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큐텐이 보유한 경쟁력 있는 해외 셀러들을 국내 플랫폼에 연결하고,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가 보유한 11개국 19개 지역의 물류 거점을 활용해 빠르고 안정적인 배송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큐텐은 현재 큐익스프레스를 나스닥에 상장시키기 위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심사를 받고 있다. 큐익스프레스는 구 대표가 큐텐의 자체적인 물류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설립한 싱가포르 소재 물류회사다. 2019년부터는 아마존, 이베이재팬 등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의 물류도 담당하며 사세를 키우고 있다. 지난 2020년 사모펀드 운용사 코스톤아시아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할 당시 기업가치는 2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큐익스프레스가 고객군을 확대하면서 큐텐 물량만 담당하던 설립 초기와 비교해 물동량이 크게 늘었다”며 “상장 시 기업가치가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을 잇달아 인수하는 것을 두고 회사의 규모를 키워 큐익스프레스의 상장을 원활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박시은 기자 good4u@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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