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 70년, 피란수도 부산] ② '대청로'에는 역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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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1953년 7월 27일 맺어진 6·25 전쟁 정전협정이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부산은 6·25 전쟁이 벌어진 약 3년 동안 대통령 청사와 정부 기관들이 위치한 임시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에는 당시 피란민들이 겪었던 애환과 생활상을 포함해 임시수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피란 유산은 '2030 국제엑스포'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이 보여줄 역사의 자산이기도 합니다. 연합뉴스는 부산의 피란 유산을 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매주 1편씩 소개합니다.]
대청로는 부산항 1부두에서 시작해 임시수도 정부 청사로 쓰인 옛 경상남도청 건물인 동아대학교 박물관까지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길이 1.6㎞의 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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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올해는 1953년 7월 27일 맺어진 6·25 전쟁 정전협정이 70주년을 맞는 해입니다. 부산은 6·25 전쟁이 벌어진 약 3년 동안 대통령 청사와 정부 기관들이 위치한 임시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이곳에는 당시 피란민들이 겪었던 애환과 생활상을 포함해 임시수도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피란 유산은 '2030 국제엑스포'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는 부산이 보여줄 역사의 자산이기도 합니다. 연합뉴스는 부산의 피란 유산을 조명하는 기획 기사를 매주 1편씩 소개합니다.]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부산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중앙역에서 하차해 7번 출구로 빠져나오면 '대청로'가 눈앞에 펼쳐진다.
대청로는 부산항 1부두에서 시작해 임시수도 정부 청사로 쓰인 옛 경상남도청 건물인 동아대학교 박물관까지를 직선으로 연결하는 길이 1.6㎞의 도로다.
이 길은 피란 수도 시절 부산으로 몰려든 핵심 시설들이 자리했던 곳이기도 하다.
대청로를 따라 한번 걸어 보면 피란 수도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현재 대부분의 유산이 남아있다.
당시 대청로를 지도 한복판에 놓고 보면 대청로 주변으로 각종 정부 건물이 자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대법원과 고등·지방법원도 이곳에 있었고, 보건부와 문교부·사회부·심계원(감사원의 전신), 고시위원회 등도 옛 부산시청 건물이 있는 일대에 자리 잡고 있었다.
국회도 남포동에 있는 옛 문화극장을 거쳐 부산극장을 의사당으로 사용하다가 나중에는 경남도청 체육관인 상무관으로 옮겨 왔다.
대청로에 있는 현 부산근대역사관 건물은 1929년 동양척식주식회사 부산지점으로 건립됐던 것으로 한국전쟁 때는 미국대사관과 미국공보원이 자리 잡아 대미 외교 창구 역할을 수행한 곳이다.
인근의 부산지방기상청 건물은 임시수도 당시 기상청의 역할을 했고, 인근 남포동 소화장 아파트는 국회의원들 관사로 사용됐다.
대청로 일대는 상업·문화·교육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대청로 우측 편으로는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로 잘 알려진 국제시장을 비롯해 부평깡통시장, 자갈치 시장 등이 자리 잡아 상업지의 역할을 했다.
이곳에는 밀다원, 스타다방, 미화당 등 당시 피란시절 문화를 탄생시킨 다방과 극장 등이 위치하기도 했다.
경희대학교 전신인 신흥대학교 임시부지, 서울대학교, 동주중학교, 이화여자대학교, 건국대학교, 동국대학교 등 전국 대학교들의 임시 캠퍼스가 자리를 잡았던 곳이기도 하다.
부산연구원 관계자는 "대청로는 3년에 이르는 피란 생활 동안 상업, 문화, 교육, 종교기능과 관련한 기능이 가장 활발하게 영위됐던 곳"이면서 "유엔 등 각종 외교 및 국제구호 활동이 전개되었던 공간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대청로 바깥은 부민산, 천마산, 용두산, 복병산이 감싸고 있어 마치 요새와 같은 안정적인 지형을 만들어 내고 있다.
피란민들은 이들 산의 비탈을 깎아 도로를 내고 판자촌을 만들며 주거 공간을 형성해 나갔다.
부경역사연구소 김한근 소장은 8일 "비록 임시 수도였지만 정부는 단숨에 인구 100만을 넘은 대도시의 효율적인 관리와 전쟁 극복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대청동 일대에 최선의 공간 배치를 했다"고 설명했다.
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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