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계좌 1억 빼돌리고, 소파에 불지른 20대…집행유예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어머니의 증권 계좌에서 1억여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하고, 집에 불을 지르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아들에게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임동한)는 현주건조물방화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A(27)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명령했다고 8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4월10일 오전 3시30분께 어머니 B(51)씨가 잠을 자고 있는 사이 휴대전화를 가지고 나온 후 증권 계좌에 있던 돈 1억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해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1억649만여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같은달 13일 오후 3시37분 B씨의 경찰 신고로 자신의 계좌가 지급 정지되자 어머니의 주거지로 찾아가 골프채를 휘둘러 유리 현관문을 깨뜨린 혐의(특수재물손괴)도 받았다.

2022년 4월18일 오후 9시15분 임시 조치가 이뤄져 B씨의 주거지로 찾아가거나 연락하면 안 된다는 경찰의 연락을 받고 화가 나 담배를 피운 후 담뱃불을 끄지 않은 채 주거지 안 소파 위의 쿠션을 향해 던져 불을 놓아 건조물을 태우려 했으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도 기소됐다.

쿠션에 붙은 불이 소파로 옮겨가자 A씨는 두려움을 느껴 쿠션을 마당으로 들고 나가 물을 붓고 소파를 이불로 덮어 진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판부는 "수사단계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대체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어머니인 피해자 B씨는 처벌을 원하지 않고 최대한 선처를 바란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 B씨가 피고인의 정신 건강이 회복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의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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