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싫다' 무당층 급증…'제3지대' 형성될까[총선 D-1년②]

정윤아 기자 2023. 4.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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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지난해 5월 무당층 18%→올해 3월 29%로 11%p 증가
김종인·금태섭, 18일 토론회 개최…제3지대 구심점 될까
전문가들, JP·안철수 같은 인물 부재와 과거 실패 사례 거론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사진은 김 전 총리가 2016년 자택에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과 대화를 하는 모습. 2018.06.23. (사진=뉴시스 자료사진)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윤아 한은진 기자 = 22대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를 모두 거부하는 무당층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거대 양당에 대한 국민 불신이 높아지면서 정치권에선 제3지대 등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제3지대에 대한 요구는 감지되지만, 전문가들은 과거 실패 사례와 김종필 전 국무총리(JP), 안철수 등 구심점이 없다는 점을 들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9일 종합결과,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이 30%에 육박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조사해 31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33%로 같이 나왔다.

어떤 정당도 선호하지 않는 무당층은 그 전주보다 4%포인트 늘어난 29%를 기록했다. 마치 또 다른 정당으로 봐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높은 수치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해 5월 18%였던 무당층이 1년 사이 11%포인트나 증가한 것이다.

정치권에선 무당층의 증가 배경으로 각 정당의 실책을 꼽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의 하락세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주 69시간제 근무, 한일정상회담 후폭풍 뿐만 아니라 김재원 최고위원의 5.18발언 논란 등으로 최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지지율을 역전 당하기도 했다.

민주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재명 당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이 대표의 극성 지지층인 개딸들의 극단적 언행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연일 제기된다.

여야 모두 무당층을 잡아야 내년 4·10 총선에서 승리의 깃발을 잡을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반등 모멘텀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치권에서 무당층을 담을 제3지대를 위한 움직임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태섭 전 의원은 오는 18일 국회에서 '다른 미래를 위한 성찰과 모색 포럼 준비모임' 첫 토론회를 개최한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좌장을 맡고 금 전 의원과 이상민 민주당 의원 등이 발제자로 나선다.

이번 모임이 양당 내 비주류 세력을 주축으로 제3지대의 구심점으로 떠오를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울러 선거제 개편 논의 중인 국회가 제3지대 탄생에 유리한 방안을 만들지도 주목된다.

여야는 10일부터 열리는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선거제 개편 3개의 안을 놓고 토론한다.

하지만 기존 정당들의 정당 득표율과 의석수의 괴리를 줄이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정당사에서 제3지대가 등장한 적은 몇차례 있었다.

자민련(자유민주연합)은 1995년 창당 당시 JP를 중심으로 한 충청의 맹주로 자리매김했다.

자민련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충청권 28석 가운데 24석을 석권하는 등 총 50석을 차지했다.

하지만 DJP연합과 붕괴과정을 겪다 구심점이었던 JP의 정계은퇴로 소멸했다.

2030세대가 기억하는 제3지대는 안철수 의원이 만들었던 국민의당이다.

국민의당은 새 정치를 표방한 안철수와 호남계 의원들이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해 세운 당으로 2016년 20대 총선에서 38석을 얻어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후 의원들의 집단 탈당과 바른정당과의 합당 등의 과정을 거치며 사실상 소멸됐다.

전문가들은 총선을 1년 앞둔 현재 제3지대의 정치세력화는 쉽지 않을거라고 전망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안철수는 백신으로 쌓은 혁신의 아이콘으로 중도층들에 열풍을 일으켰다"며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인물과 조직화할만한 리더십이 없다. 이준석이 거론되지만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중도층이 많은 것과 중도층이 세력화되는 건 또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각각 영남과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두고 있는 양당제에선 지역기반이 없다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제3지대라는건 결국 보수와 진보 양쪽에서 공격을 받기 마련인데 총선을 앞두고 쉽게 탈당하거나 제3지대를 만들기 위해 움직일 의원들이 있을지도 미지수다.

조 교수는 "선거제가 확정되고 각 당마다 공천파동이 발생하는 등 한 두번의 모멘텀은 있을거 같다"면서도 "하지만 제3지대의 중도를 아우를 대표 주자가 나오고 성공할지는 좀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가 극단적 프레임에서 벗어나야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중도층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고 선거 막판에 결정을 한다"며 "지금부터 각 당이 이미지를 좋게 쌓아야 자기네쪽으로 끌어올 수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광훈 이야기에 개딸 이렇게 돼가지고는 힘들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gol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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