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적발돼도 못 빠져나오는 이유…'꾼'들의 촘촘한 사후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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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이 연령을 가리지 않고 확산일로다.
아는 사람을 통해 은밀하게 유통됐던 전통적인 대면 거래 방식이 '다크웹'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같은 신종 비대면 유통 채널과 결합하면서 순식간에 성인은 물론, 10대 청소년까지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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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이 연령을 가리지 않고 확산일로다. 아는 사람을 통해 은밀하게 유통됐던 전통적인 대면 거래 방식이 '다크웹'이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같은 신종 비대면 유통 채널과 결합하면서 순식간에 성인은 물론, 10대 청소년까지 파고들었다.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30일 판매책 18명과 구매자 52명 등 70명을 검거해 8명을 구속한 '파티룸 마약 사건'에서도 마약이 비대면과 대면 거래가 결합한 방식으로 대거 유통됐다. 판매책들은 텔레그램 등을 통해 비트코인을 받은 뒤 약속한 장소에서 마약을 가져가도록 하는 이른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공급했고 일부는 유흥업소에서 지인들과 생일파티를 하며 마약류를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 투약사범 사건을 다수 맡은 A 변호사는 "SNS를 통해 마약을 구하더라도 지인들이 어울리는 모임에서 권유하고 함께 투약하는 사례가 많다"며 "여성들끼리 파티를 즐기자고 모인 자리에 한 여성이 남자친구라는 사람을 데려오고 그 남성이 꺼낸 약을 함께 한 사건도 있다"고 말했다.
중독된 사람들은 검거되기 전까지 집단 투약을 반복한다. 마약 범죄는 성행위와 연관되는 경우가 적잖다. 판매책이나 함께 투약하는 남성들이 중독된 여성들에게 마약을 공급하는 대가로 성관계를 요구한다.
모임을 관리하는 마약 유통·판매책이 중독된 여성에게 공짜 마약을 계속 공급하는 경우도 흔하다. 여성들을 중독 상태로 둔 뒤 이들과 성관계를 원하는 남성에게 약을 판매하기 위해서다.
돈벌이 수단이나 성관계 대상으로 전락한 뒤로는 빠져나오기 어렵다. 10대 후반에 남자친구와 함께 마약 투약을 시작한 B씨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에도 다른 남성 마약사범들이 접근해 투약을 권하면서 마약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SNS 등을 통해 퍼진 B씨의 연락처를 통해 남성들이 계속 접근해온 것이다. B씨에게 접근한 이들 중에는 조직폭력배 출신도 있다. 마약 판매책이 B씨를 '관리'한 정황이 짙은 대목이다. 현재 B씨는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대면 거래 사건은 투약자나 중간 판매책 1명이 검거될 경우 조직원과 가담자가 줄줄이 잡혀갈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말단 판매책이나 투약자의 얘기다. 상위 판매책은 하위 판매책에게 덮어씌우는 '꼬리 끊기'로 수사망을 빠져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상위 판매책들은 돈벌이를 유지하기 위해 거짓말을 동원해 투약범들을 관리한다. "○○○ 등을 수사기관에 던지면 나는 안 걸리기 때문에 내가 준 마약을 하는 게 안전하다"는 식으로 투약자를 안심시킨다. "수사기관에 나를 언급하지 않으면 다음에 마약을 또 주겠다"거나 "검·경에 아는 사람이 있으니 시키는 대로 진술하면 빠져나갈 수 있다"고 회유하기도 한다.
A 변호사는 "'꼬리 끊기'가 수사기관에서 통하지 않을 때가 많지만 일부는 법망을 빠져나가는 것도 사실"이라며 "투약자들도 더 많은 투약 사실이 드러나길 원하지 않기 때문에 판매책이 시키는 대로 본인과 상관없는 판매책을 수사기관에 던지고 다시 마약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경훈 기자 straigh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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