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의 집' 제친 '더 글로리'…넷플릭스의 오묘한 1위 계산법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공개 후 28일' 시청시간 세는데…'분할 공개'에 기준 모호해
'시청시간' 지표 유효할까…그래서 더 대단한 '압도적 1위' 오징어게임
넷플릭스는 작품 공개 후 28일간의 시청시간을 집계해 '역대 시청시간 순위' 목록을 공개한다. 2021년 11월부터 시작한 '넷플릭스 TOP 10' 사이트에서 지속해서 업데이트 중이다. 많은 시청자가 찾은 인기작이라면, 새로운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커진다.
넷플릭스 전체 작품 중 28일간 시청시간 1위는 단연 '오징어게임'(16억5045만시간)이다. K-콘텐츠 주력인 '비영어·TV' 부문으로 카테고리를 좁히면 한국 작품 4편이 톱10에 든다. '지금 우리 학교는(5억6078만시간)'이 4위, '더 글로리'(4억3051만시간)는 5위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이 아닌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4억2470만시간)도 7위에 올랐다.
비영어·TV 부문에서 K-콘텐츠의 최대 경쟁작은 스페인 작품 '종이의 집' 시리즈다. 시즌5가 2위(7억9223만시간), 시즌4는 3위(6억1901만시간)다. 다만 종이의 집 시즌3은 더 글로리에 밀린 6위(4억2640만시간)다. 하지만 실상을 따져보면 시청시간 집계의 기준이 조금 어색하다.
OTT로서는 이탈을 막아야 했다. 이에 넷플릭스는 최근 단일 시리즈를 분할해 공개하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볼만한 새 오리지널 콘텐츠가 나오기까지 공백을 줄이고, 이용자를 묶어두는 효과를 노린 것. 더 글로리는 김은숙 극본, 안길호 연출, 송혜고 주연 등 이른바 '믿고 보는 작감배'의 조합이다. 분할 공개로 승부를 걸어볼 만한 기대작이었다.
애당초 시청시간이란 지표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시간에만 주목한다면 영화보다는 드라마가, 5~6화 분량보다는 20화 분량이 유리하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공개 후 28일간 시청시간 기준 역대 20위권 작품은 모두 드라마 장르다. 화제의 영화, 다큐멘터리, 예능 등은 찾아볼 수 없다.
여러 한계와 허점에도 불구하고 넷플릭스는 시청시간 순위 지표를 일단은 고수할 전망이다. TV는 '시청률', 영화는 '관객 수' 등 오랜 세월 정립된 작품의 평가 기준이 있다. 이처럼 OTT 역시 수치화된 작품의 흥행 근거가 필요하다. 콘텐츠 창작자들이 적어도 '내 작품이 OTT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알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넷플릭스도 꾸준히 보완책을 고민한다. 앞서 주간 넷플릭스 톱10을 선보이면서 "시청시간만으로는 다양한 콘텐츠의 미묘한 차이를 공정하게 평가하기 어렵다"며 "예를 들면 인기 장편 다큐멘터리, 인기 리얼리티 쇼 등 많은 회원이 즐겨 시청하지만 일반적인 톱10 리스트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콘텐츠 리스트를 공개하는 등 때때로 특별한 리스트도 함께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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