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서프라이즈' LG엔솔···'미풍(美風)' 타고 고속 성장 궤도 올라탔다 [biz-플러스]
북미 전기차 시장 급성장, 배터리 수요 폭증
2026년 전기차 488만대 생산능력 확보 예상
IRA 시행으로 생산세액공제 혜택까지 누려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년 전보다 2배 이상 ‘껑충’ 뛰며 고속 성장의 궤도에 올라탔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기업명을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제너럴모터스(GM)·테슬라 등 주요 고객사들의 배터리 수요 증가가 실적 상승을 이끈 것으로 보고 있다.
LG엔솔은 오는2026년 기준 북미에서만 293 기가와트시(GWh)의 생산 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앞으로 북미 전기차 시장이 예상대로 확대될 경우 LG엔솔이 최대 수혜를 누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G엔솔은 지난 7일 연결 기준 1분기 매출액이 8조 7471억 원, 영업이익은 6332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1.4%, 영업이익은 144.6% 증가했다. 당초 증권 업계는 LG엔솔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를 훌쩍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던 전 분기(8조 5375억 원)보다 2.5% 늘었고 영업이익도 라이선스 대가의 합의금 및 충당금 등 일회성 요인이 반영된 2021년 2분기(7243억 원)를 제외하면 역대 최대치다. LG엔솔은 올해 연간 매출을 전년 대비 25~30% 확대하겠다고 밝혔는데 올 1분기에만 벌써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1조 2137억 원)의 절반 이상을 벌어들이며 이 같은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LG엔솔의 실적 호조에 대한 배경으로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전기차의 배터리 물량 증가가 1순위로 꼽힌다. LG엔솔이 이날 세부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북미 등 글로벌 시장에서 GM·테슬라 등 전기차의 배터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LG엔솔의 주요 제품군 출하량도 급증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G엔솔은 중국, 유럽, 미국 등에 고객사를 두고 있다. 중국에서는 닝더스다이(CATL)와 함께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테슬라를 비롯해 폭스바겐·르노닛산·스텔란티스·포드·다임러 등이 생산·판매하는 전기차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엔 북미 시장에서도 GM 등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수요가 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높은 환율과 수율 안정화 등도 호실적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불안, 인플레이션 등 경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LG에너지솔루션은 견조한 판매량 확대로 ‘규모의 경제’ 효과를 달성하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원가 절감, 메탈 등 핵심 원재료 원가 상승분에 대한 판가 인상 등을 위한 지속적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엔솔은 글로벌 주요 배터리 업체 가운데 북미 시장에 가장 많은 생산 공장을 운영(건설 포함)하고 있다. LG엔솔이 IRA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히는 이유다. 실제 IRA에 따르면 올해부터 미국 내에서 생산·판매한 배터리 셀은 1㎾h당 35달러, 모듈은 10달러씩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LG엔솔은 1분기 실적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 관련 금액(1003억 원)도 반영됐다. 아직 생산 세액공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LG엔솔 측은 “회계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으로 반영했다”고 밝혔다.
북미 전기차 시장이 고속성장이 예상된다는 점도 LG엔솔엔 호재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글로벌 승용차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연평균 37%의 성장률로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통신의 시장조사업체인 블룸버그NEF도 2030년 미국내 판매 차량의 52%가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시장이 예상대로 성장할 경우 LG엔솔이 북미 생산 능력 확대와 맞물려 고속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LG엔솔은 최근 발표한 애리조나 단독공장을 비롯해 얼티엄1,2,3공장, 혼다JV 등 2026년 기준 북미에서만 293 GWh의 생산능력을 갖출 예정이다. 이는 순수전기차(60KWh) 488만대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엔솔은 핵심 전략시장인 북미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장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GM과 합작한 배터리 공장인 GM1 공장이 안정적으로 양산에 돌입했고, 올해 말에는 GM2공장이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엔솔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면서 삼성SDI·SK온 등 다른 배터리사의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최근 1개월간 보고서를 낸 실적 추정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에 따르면 삼성SDI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809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18.18%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은 5조3,242억원으로 같은 기간 31.45%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후발주자인 SK온은 1분기에도 적자가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SK온이 1분기에 2677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NH투자증권은 1분기 SK온의 영업손실 규모를 3775억원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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