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일시불로 하지마”…쇼핑 나온 부부, 요즘 이말 많이 한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3. 4. 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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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거래’ 지난해 4억7664만건…‘최대’
10만원 이하 소액도 할부거래도 늘어
2019년比 지난해 19.36%↑
3만원 이상 무이자 3개월 카드도
[사진 제공 = 연합뉴스]
고물가에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A씨 부부는 신용카드 할부 횟수가 부쩍 늘었다. A씨는 “고기라고 한 번 먹으려면 마트 한 번 방문에 10만원은 우습다”며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40대 B씨는 최근 식당에서 일시불로 결제한 5만원 상당의 밥값을 다시 3개월 할부로 변경했다. 금액 자체가 크지 않지만 매월 나가는 지출에서 조금이라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가계부채 등 가계 살림살이가 녹록지 않으면서 A씨 부부나 B씨처럼 마트나 식당 등에서 비용을 결제할 때 신용카드 할부거래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지급결제 부문에서 이런 현상은 통계로도 드러난다.

9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개인 신용카드 할부거래(2개월 이상)는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연속 4000만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월별로 보면 8월 4045만건, 9월 4021만9000건, 10월 4296만5000건, 11월 4208만6000건, 12월 4216만9000건이다.

이중 월별 기준 10월 실적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결제 비용을 나눠 갚는 개념의 신용카드 할부거래가 많아졌다는 것은 가계의 형편이 좋지 않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연간으로 관련 수치를 보면 지난해 4억7664만6000건으로 통계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금액 기준으로도 149조9615억원을 기록해 최대다.

신용카드 할부거래가 연간 4억건을 처음 넘어선 것은 2019년(4억640만4000건)이며, 지난해까지 4년째 이런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소액도 부담스러워 나눠서 결제”
눈에 띄는 것은 10만원 이하 소액 결제에도 할부거래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매경닷컴이 롯데카드에 의뢰해 10만원 이하 신용카드 결제에 대한 할부거래를 분석한 결과, 이런 현상이 확인됐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롯데카드 회원들의 10만원 이하 신용카드 할부거래 추이를 보면, 금액 기준으로 이 기간(2019년 대비 2022년) 20.86% 늘었고, 건수 역시 19.36% 증가했다.

단순 평균하면 이 기간 롯데카드 회원 1인당 10만원 이하 신용카드 할부거래 이용건수는 15.61% 증가했다.

반면, 10만원 초과 30만원 이하(회원 1인당 이용건수)는 8.65%, 3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는 6.96%, 100만원 초과는 8.21% 각각 증가해 10만원 이하 소액 결제에서 할부거래 이용이 두드러졌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롯데카드는 건당 3만원 결제에 대해서도 무이자 3개월 할부를 지원하는 ‘로카(LOCA) 나누기 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먼저 일시불로 결제하고 나중에 필요할 때마다 나눠 낼 수 있는 무이자 할부 기능을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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