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전세 제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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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부터 역전세난까지 전세를 둘러싼 문제들 때문에 최근에는 아예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전세제도가) 본격적으로 하나의 보편적인 임대차 방식으로 뿌리내린 것은 아마도 7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과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IMF 이전만 하더라도 개인한테 대출을 거의 내주지 않았어요. 우리나라가 돈이 많지 않으니까 이 돈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자금을 집중적으로 배정을 하고 일반적인 가계에는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여력도 되지 않았죠. 집주인 입장에서는 대출을 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세입자로부터 돈을 빌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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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전세부터 역전세난까지 전세를 둘러싼 문제들 때문에 최근에는 아예 전세를 기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문제가 많은 전세 제도,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면 어떻게 될지 알아봤습니다.
2030 청년층의 경우 전세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전세 사기를 경험한 사람들은 차라리 돈을 좀 더 내더라도 월세가 낫다고 말합니다.
[마욜리/인스타툰 작가, 전세사기 피해자 : 매매를 하지 않는다면 최대한 보증금을 낮춰서 반전세 형태로 살거나....]
사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제도입니다.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전세제도가) 본격적으로 하나의 보편적인 임대차 방식으로 뿌리내린 것은 아마도 70년대 이후 산업화 과정과 맞물려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IMF 이전만 하더라도 개인한테 대출을 거의 내주지 않았어요. 우리나라가 돈이 많지 않으니까 이 돈을 좀 더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 수출 대기업 중심으로 자금을 집중적으로 배정을 하고 일반적인 가계에는 돈을 빌려줄 수 있는 여력도 되지 않았죠. 집주인 입장에서는 대출을 낼 수가 없는 거예요. 그러니까 세입자로부터 돈을 빌리는 거죠.]
즉 금융 기관을 통해서 거래되는 돈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 간에 오가는 돈인 거죠.
문제 많은 전세제도 그냥 없애면 안 되는지, 또 만약 없애면 어떻게 될까요?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당장 내일부터 전세가 사라진다. 일단 상상을 해보는 겁니다. 전문용어로 말씀을 드리면 변동성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죠. 가장 큰 현상은 갭투자가 사라진다. 예를 한번 들어볼게요. 만약에 집값이 올라간다는 기대 심리가 강하다면, 전세제도가 있으니까 약간의 보증금만으로 집을 살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너도나도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 수가 있는 거죠.]
실제로 지난 몇 년 간, 부동산 상승기에 갭투자 비율이 증가했습니다.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그러면 집값이 크게 오르다가 지금처럼 집값이 하락할 때는 갭투자 하신 분들이 상당 부분 손절매로 혹은 좀 낮게 처분할 가능성이 있는 거죠. 이렇게 갭투자가 기승을 부리지 않았다면 집값이 이렇게까지 쑥대밭이 되었을까라고 생각을 해보는 겁니다.
갭투자자들이 부동산 시장에서 빠져나가 보다 집값이 안정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물론 전세가 사라졌을 때 단점도 존재합니다.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그런데 만약에 완전 월세로 넘어가게 되면 아마도 지금보다는 세입자가 내는 부담이 좀 더 커지지 않을까, 그러니까 모든 제도라는 것은 다 양면이 있는 거예요.]
그렇다면 앞으로 전세 제도, 어떻게 될까요?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젊은 층들이 이번에 빌라사기 전세사기로 큰 고통을 받았죠. 일단 mz 세대들이 전세로 안 들어가려고 그럴 거잖아요.]
실제로 최근 우리나라 부동산 임대차 시장에서 월세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월세 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죠.
[박원갑/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장기적으로 보면 전세 소멸 시대가 펼쳐질 겁니다. 왜냐하면 전세는 일종의 후진국형 사금융 제도이니까요. 다만 이게 과연 단기간에 찾아올 거냐, 그렇게 보지 않고요. 적어도 아마 10년 동안은 완전 월세로 넘어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서민들이 저렴한 비용에 주거를 해결할 수 있게 해 줌과 동시에 부동산 시장을 불안으로 몰아넣는 전세제도, 앞으로 어떻게 변화하길 바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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