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대국'", 그러나 사후 묻힐 곳 없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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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총면적 9억6000만헥타르.
그래서 "살아서는 주택을 장만하기 어렵고, 죽어서도 묻힐 곳이 없게 됐다"는 토로가 나오는 중국.
■집값보다 비싼 '묻힐 곳' 산소를 돌보는 청명절을 맞아 천정부지로 치솟는 묘지 값을 집중 조명한 보도가 중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모든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중국에선 주택과 마찬가지로 묘지 자체를 가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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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묘지 주택도 등장, 사람은 살지 않고 조상 유골만 모셔
【베이징=정지우 특파원】국가 총면적 9억6000만헥타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넓은 땅을 가진 곳. 그래서 항상 ‘대국’이라고 스스로를 높여 부르는 국가.
하지만 이런 땅덩이에 비해 정작 사용할 묘지가 없다는 기막힌 현실. 그래서 “살아서는 주택을 장만하기 어렵고, 죽어서도 묻힐 곳이 없게 됐다”는 토로가 나오는 중국.
산소를 돌보는 청명절을 맞아 천정부지로 치솟는 묘지 값을 집중 조명한 보도가 중국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주로 감당하기 힘든 묘지 값에 대한 하소연이다.
21세기 비즈니스 평론과 극목신문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의 묘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집값을 웃도는 묘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상하이 묘지 판매업체 쑹허위안이 지난달 새롭게 조성한 묘역의 ㎡당 평균 분양가는 76만 위안(약 1억5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상하이 도심 집값보다 수 배 비싼 수준이라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상하이뿐만이 아니라 베이징과 광저우, 선전 등 중국의 4대 도시에서는 집값보다 훨씬 비싼 묘지가 일반화됐다.
선전의 묘지 평균 판매 가격은 ㎡당 14만9000위안(약 2855만원)이며, 호화 묘지인 다펑완 화교묘원은 168만홍콩달러(약 2억8000만원)를 호가한다.
묘지 가격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것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시장 논리 때문이다.
모든 토지를 국가가 소유하는 중국에선 주택과 마찬가지로 묘지 자체를 가질 수는 없다. 그저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서로 사고파는 구조다.
통상 주택 사용권은 70년이다. 반면 묘지는 20년만 사용할 수 있다. 20년 기간을 연장하려면 재계약해야 한다. 이를 원하지만 않을 경우 이장하면 된다.
그러나 묘지 사용권이 무한정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매년 1000만명 이상 사망자가 나오는 중국에서 해당 숫자만큼 묘지에 묻힐 수 있도록 정부가 허락을 하지 않는다.
장례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묘지를 조성하는 업체도 충분하지 않다. 이마저도 허가를 받아 조성하는 절차는 복잡하고 까다롭다. 부모를 잘 모셔야 후대가 번창한다는 중국인들의 인식과 과시욕도 묘지 값 상승을 부채질했다.
묘지 업체가 폭리를 취하기 위해 저가 묘지는 홍보하기 않고, 공익성 묘지도 개방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매체에 “산업은 아직 성숙하지 않았고, 공공 복지 묘지 공급을 늘리는 등 제도적 돌파구가 마련돼야 수급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지난 10년간 묘지 가격은 해마다 평균 30% 올랐다. 중국 1위의 묘지 판매 업체 푸서우위안의 최근 5년간 영업이익률은 85%대를 유지했으며, 푸정 장의사의 2021년 영업이익률은 전년보다 6.4%p 상승한 87.4%에 달했다.
값비싼 묘지를 구매하기 어렵게 되자 집에 부모 등 조상의 유골을 안치하는 ‘묘지 주택’도 등장했다. 상하이 등 대도시 외곽의 외딴 지역 아파트에 사람들은 살지 않고 유골만 안치하는 형태다.
중국 매체는 “20년만 사용할 수 있는 묘지를 구매하느니 상대적으로 값싼 주택을 구매해 조상의 유골을 모시는 사당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묘지 아파트는 빛이 들지 않도록 검은색 문과 창문을 하고, 문 앞에 조화 등을 놓는 경우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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