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내준 '탈중국' 숙제…"할 만하다" 혹은 "오히려 좋아"
게임의 법칙은 변하고 있다. 미 정부가 "세액공제를 받으려면 2025년부터 전기차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외국 우려 단체'에서 조달하면 안 된다"고 못박았기 때문에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된 미 IRA(인플레이션방지법) 가이던스에는 이 '외국 우려 단체'에 대한 세부 내용이 빠졌지만, 여기에 중국 업체들의 이름이 올라올 게 분명하다.
국내 업체들은 일단 '탈중국'이란 숙제가 만만치 않음을 인정하면서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지나친 중국 의존도를 의식해 호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북미·남미 등으로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코그룹은 그동안 호주 리튬 및 니켈 자원 개발을 위해 4조원 이상의 투자를 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역시 리튬을 채굴할 계획이다. 이렇게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포스코퓨처엠이 각종 배터리 소재를 만든다면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LG화학 역시 최근 미국 피드몬트리튬과 연 20만톤 규모의 리튬 정광 구매 계약을 맺었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기차용 고급 습식분리막 생산 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한국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데블유스코프 △일본의 아사히·도레이 등으로 압축된다. 전해질도 마찬가지다. 중국계 기업을 제외하면 △한국의 천보·엔캠·솔브레인·동화기업 △일본의 미쓰비시·우베 등만이 남는다. 이중 한국 기업들이 질과 양 면에서 보다 공격적인 경영이 가능한 곳으로 손꼽힌다.
분리막·전해질은 이번 지침에서 '배터리 부품'으로 분류됐다.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기업의 현지 투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분리막 업계에서는 SKIET가 연내 북미 투자 의사결정을 마치고 실행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미국 투자가 현실화하면 중국(창저우)·유럽(폴란드)에 이어 글로벌 3대 전기차 시장 모두에 분리막 생산 거점을 마련하게 된다.
전해질 업계는 대부분 북미 투자 계획 수립을 완료한 상태다. 엔켐은 조지아주에 연 2만톤 규모의 전해액 공장을 가동한다. 동시에 테네시·오하이오·미시간 등지에 신규 생산 거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솔브레인과 동화기업도 내년 하반기부터 현지에서 전해액 생산에 나선다. 솔브레인은 지난달 인디애나주에 생산시설 공사를 시작했다. 동화기업은 상반기 중 테네시주에서 첫삽을 뜰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중국산' 하나만을 갖고 전세계를 상대로 배터리 소재를 팔 수 있는 시대는 다시 오기 힘들 것"이라며 "각 지역별로 블록화된 밸류체인을 갖춰 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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