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분리막의 화려한 변신...모태펀드 첫 ESG펀드도 반했다
[편집자주] 벤처·스타트업 투자흐름을 쫓아가면 미래산업과 기업들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 주간 발생한 벤처·스타트업 투자건수 중 가장 주목받은 사례를 집중 분석합니다.
투자업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관심이 높다. 특히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한국벤처투자의 모태펀드에서 처음으로 출자한 ESG펀드 위탁운용사로 선정되면서 관련 스타트업들을 찾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가 ESG펀드로 투자한 1호 기업은 바로 2차전지 분리막을 재활용한 섬유 '테스닉'을 개발한 '라잇루트'다.
장 상무는 "유럽 쪽은 이미 10년 전부터 리사이클 원단을 사용하는 게 보편화됐다"며 "대부분의 패션 브랜드들이 2025년까지 리사이클 원단을 소재로 거의 모든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밝힐 정도로 리사이클 원단 사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라잇루트에 매우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기존 리사이클 원단 제조사들은 대부분 폐그물, 페트병 등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데 그 과정에서 오히려 비용이 더 들뿐 아니라 오염물질도 발생하는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반면 라잇루트는 2차전지 분리막을 재활용하기 위해 세척하거나 화학 공정을 거치지 않아 비용 부담이 적고 환경적으로도 더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원재료 수급이 안정적인 것도 장점이다. 2차전지 분리막은 생산하는 대기업에서 바로 대량 수급이 가능해 수거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다.
장 상무는 "텍스닉은 기존 페트병 재활용 원단과는 차별화되기 때문에 해외박람회나 CES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며 "앞으로 좋은 파트너들과 좋은 사례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 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해외채널 및 협업 연계 등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민정 라잇루트 대표(33)는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던 차에 우연히 2차전지 분리막 제조시 폐기되는 양이 국내에서만 연간 1만톤이상이라는 것을 알게됐다"며 "디자이너 플랫폼 사업을 하면서 기능성 소재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폐기된 분리막으로 기능성 섬유소재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텍스닉은 분리막이 가진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투습, 방수, 방풍 기능이 있다. 땀은 밖으로 배출시켜주면서 비와 바람은 막아주기 때문에 아웃도어용 소재로 적합하다. 기존 고어텍스나 국내기업 레몬이 생산하는 나노멤브레인 소재의 특성과 비슷하다.
신 대표는 "기능성은 텍스닉이 기존 소재보다 못할 수 있지만 장점은 리사이클 소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세계가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고 패션산업 역시 원재료를 친환경으로 바꾸는 게 과제다. 리사이클 소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텍스닉은 하드쉘 라인이기 때문에 폭우에 입는 옷이나 악세서리, 가방, 신발 등에 쓰일 수 있어 기존 소프트한 소재들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성물산의 '빈폴골프'가 라잇루트와 손잡고 텍스닉 소재로 만든 골프가방 등 신제품을 내놨다. 친환경 아웃도어 브랜드 '제로그램'과는 방수가 되는 자켓을, 패션브랜드 '루이까또즈'와는 여성 핸드백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 대표는 "ESG 경영을 이행하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텍스닉 소재를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면서 "올해는 폐분리막으로 실(원사)을 개발해 다양한 소재로 시장을 넓혀 나가고, 3년 내 유럽 공장을 구축하게는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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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 yune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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