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어닝쇼크에도 외국인 '줍줍'…반도체 바닥 신호?[종목현미경]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비중 51.09%…1년 만에 최고치
내년부터 큰 폭의 실적 개선 기대…2025년 사상 최대 실적 전망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모습. 2023.4.7/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삼성전자(005930) 주가가 '어닝쇼크(실적충격)'에도 급등했다. 외인은 삼성전자만 9000억원 넘게 순매수하며 비중을 늘리고 있다. 반도체 업황이 2분기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하고 있다. 2025년에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란 기대감에 힘이 실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비중은 51.10%를 기록, 2022년 4월22일 이후 약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과거 10년간 삼성전자 외국인 보유비중 최고치는 2019년 7월30일 기록한 58.01%다.

삼성전자가 전년 대비 96%나 감소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주워담았다. 6일 하루에만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를 9000억원 넘게 순매수한 덕분에 주가는 4.33% 상승마감했다. 지난 1월4일 이후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이다.

이날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대거 순매수한 것은 '감산'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도체 업황 회복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재고가 2분기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재고의 정점 통과와 공급사의 감산기조는 수요측의 구매심리를 자극할 수 있어 현물가격 인상으로 선행 반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감산은 높아진 재고 부담과 적자폭 심화를 고려한 결정으로 추정한다"면서 "하반기 공급 조절 효과와 수요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며 주가를 크게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4월 말~5월 초 주요 반도체 기업 실적 발표 시 주가의 단기적 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오히려 1분기 업황 바닥 확인 후 추세적 상승의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삼성전자 실적은 하반기부터 큰 폭 개선될 전망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상반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1조3910억원을 예상하지만 하반기에는 10조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 12조1520억원, 내년에는 549% 증가한 78조8680억원으로 전망했다. 2025년에는 98조3700억원으로 100조원에 가까운 실적을 낼 것이란 분석이다.

증권사 평균 실적 전망치는 NH투자증권보다 낮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24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37조1198억원, 2025년에는 52조5334억원이다. 그래도 2025년에는 역대 삼성전자 최대 실적이었던 영업이익 51조6339억원(2021년)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국내외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가를 높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실적 발표 직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9만원으로 높였다. 내년부터 2025년까지 실적이 가파르게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8만원 전후의 목표가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제시한 목표가(8만3000원)가 가장 높고, IBK투자증권, SK증권(001510)은 최근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8만원으로 상향했다.

eo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