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격 준비' 갤럭시탭S9, 아이패드와 경쟁 될까? [윤기자의 폰폰폰]
반년 늦은 8월 공개 전망
갤럭시S23이 공개됐던 지난 2월 갤럭시 언팩에서는 IT 기기 애호가들이 바라던 한 가지 제품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태블릿 신제품 ‘갤럭시탭S9’입니다. 삼성전자가 태블릿 출시를 빼놓은 데 대해 설왕설래가 오갔었고, 심지어 태블릿 사업을 접는다는 말까지 나와 혼란을 더했습니다. 물론 그런 일은 없을 듯합니다. 늦었지만 갤럭시탭S9이 출시 예정이니까요.
국립전파연구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일 모델명 ‘EJ-PX710’에 대한 전파인증을 받았습니다. 모델명만 봐서는 웬 잉크젯 프린터인가 싶기도 한 이 제품은 갤럭시탭S9을 위한 S펜으로 파악됩니다. 같은 날 블루투스SIG 데이터베이스에서도 같은 모델명이 발견됐는데, 명확히 ‘S펜’임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정황상 갤럭시탭S9 모델명은 SM-X710인 것 같습니다. 갤럭시탭S8은 SM-X700이었죠.
4일을 전후해 외국 IT 팁스터(유출자)들도 갤럭시탭S9의 유출샷을 공개했습니다. 유출샷 렌더링이니 확신할 수는 없지만, 일단 전면은 전작과 유사하고 후면은 카메라 디자인이 갤럭시S23과 유사한 물방울 디자인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외신 전문지에서는 성능에 대한 말도 흘러나옵니다. 크기는 전작과 유사한 대신 배터리는 소량 늘고 IP67 방수·방진을 지원한다고 하네요. 요즘 갤럭시S와 아이폰 시리즈는 IP68을 보장하죠. IP67은 방진은 같고, 방수는 한 단계 낮아 1m 까지 깊이의 물 속에서 30분 간 침수를 막을 수 있는 수준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뇌’겠죠. 갤럭시탭S9에는 갤럭시S23에 적용된 퀄컴 스냅드래곤8 2세대 for 갤럭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 스냅드래곤8 2세대보다 최고 성능이 높은 모델이죠. 스냅드래곤8 2세대가 큰 폭의 속도 개선으로 호평 받고 있는 만큼 갤럭시탭S9 또한 아이패드와 성능 격차를 좁힐 수 있을듯 합니다.
남은 것은 출시 시기입니다. 갤럭시탭S8은 지난해 2월 출시됐으니 삼성전자는 1년 이상 태블릿 신제품을 선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갤럭시탭S9이 상반기 출시 됐으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는 힘들어 보입니다. 가장 유력한 출시 시기는 8월 갤럭시Z 신제품 공개와 함께 열릴 언팩입니다.
출시가 밀리는 가장 큰 이유는 갤럭시탭S8의 높은 재고입니다. 사실 갤럭시탭S8은 안드로이드 진영 최고 성능 태블릿이었음에도 시장 전체를 조망했을 때는 그다지 매력적인 제품이 아니었습니다. 모바일AP의 한계로 성능에서 아이패드에 뒤처지는 게 사실이었고 가격은 비쌌죠.
갤럭시탭S8 시리즈는 최저 84만9200~190만8500원이었는데, 지난해 12월에는 물가 상승을 이유로 15만~22만 원 가량이 더 올랐어요. 지난해 하반기 선보인 아이패드 시리즈는 애초 오른 가격으로 출시했는데 67만9000원으로 시작했고, 갤럭시탭S8 울트라 최대 용량인 512GB 저장소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 12.9형이 241만9000원이었습니다. 아이패드가 더 비싸긴 합니다만, 맥북에 쓰이는 M2 칩을 탑재했음을 생각하면 공정한 비교가 아니죠.
시장 상황도 좋지 않았습니다. IDC 등에 따르면 지난해 태블릿 시장 규모는 2021년보다 12% 줄었습니다. 점유율은 애플 38%, 삼성전자 18.6%입니다. 1년 사이 애플 점유율은 3.7% 오르고 삼성전자 점유율은 0.4% 올랐죠.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의 헤게모니가 탄탄합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입장에서 태블릿은 포기할 수 있는 제품군이 아닙니다. 스마트폰·웨어러블·태블릿·노트북까지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결코 빠질 수 없으니까요. 지난해 갤럭시탭S8이 선전하지 못했고 출시도 밀렸지만, 반년간 더 칼을 갈았으니 이번에는 훌륭한 제품으로 안드로이드 진영 자존심을 세워줬으면 합니다.
윤민혁 기자 beherenow@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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