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 vs 거장, 이우환 x 알렉산더 칼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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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1936~)과 알렉산더 칼더(1898~1976), 두 거장의 만남이 서울에서 성사됐다.
국제갤러리는 오는 5월28일까지 전관을 활용해 이우환의 개인전 'Lee UFan'과 알렉산더 칼더의 개인전 'CALDER'를 동시에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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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이우환(1936~)과 알렉산더 칼더(1898~1976), 두 거장의 만남이 서울에서 성사됐다.
국제갤러리는 오는 5월28일까지 전관을 활용해 이우환의 개인전 'Lee UFan'과 알렉산더 칼더의 개인전 'CALDER'를 동시에 개최한다.
이우환의 개인전은 부산시립미술관에 자리한 '이우환 공간'(2015) 설립을 제외하면 12년만이다. 1980년대 작품부터 근작까지 아우르는 조각 6점과 드로잉 4점이 선보인다.
이우환은 자신의 조각을 '관계항'(relatum)이라 제목 짓는다. 부제가 종종 붙지만 연상을 도울뿐 확고한 해석을 허락하지는 않는다.
하얀 캔버스 앞에 돌 하나가 놓여 있다. 바닥에 그려진 '교집합'하는 두 개의 원 끝에 돌이 하나씩 놓여 있다. 다른 곳에서는 원형의 쇠고리가 맞닿은 지점, 각 영역에 있는 돌이 서로 기대고 있고, 강철로 만든 속이 텅 빈 묵직한 원통에 돌덩어리 하나 기대어 있다.
이우환은 "돌은 시간의 덩어리다. 지구보다 오래된 것이다, 돌에서 추출된 것이 철판이다, 그러니까 돌과 철판은 서로 형제 관계인 것이다, 돌과 철판의 만남, 문명과 자연의 대화를 통해 미래를 암시하는 것이 내 작품의 발상"이라고 두 요소의 공생에 대해 소회한다.
그래서 이 조각들에는 공백이 있고, 공명이 있고, 상호 충돌하여 발생하는 에너지가 있다. 내부와 외부가 교통하는 가변성의 세계, 즉 '무한'이 작품을 통해 세상 밖으로 드러나는 식이다.
드로잉 네 점도 마찬가지다. 정신과 호흡이 어느 한 지점에 미친 순간 찍어 내린 것 같은 '점'과 '선'뿐이다. 극도로 제한된 표현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마치 조각이든 드로잉이든, 철판이든 하나의 선이든 모두 세계와의 열린 대화로 초청하는 현상들의 파편일 뿐임을 역설하는 듯하다.
칼더는 '모빌'(mobile) 창시자이다. 칼더의 새로운 조각법을 '모빌'이라고 명명한 이가 마르셀 뒤샹이다.
이번 개인전은 국제갤러리에서 2014년 이후 9년만에 개최되는 것으로,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작품이 주로 전시된다.
'제스처'와 '직관'이라는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그 근간을 구축하는지, 곡선 내지는 끊어진 선 등의 가장 단순한 형태의 물리적 구현이 어떤 방식으로 움직임과 생동감에 대한 작가의 비전을 뒷받침하는지가 집중 조명된다.
칼더는 본인 작업을 구성하는 모든 재료들에 마치 안무를 하는 듯한 생명력을 부여한다. 동작을 풍성한 감각적 경험의 영역으로 들여옴으로써 작품이 차지하는 공간뿐 아니라 이를 둘러싼 공기 자체를 활성화해 가용할 수 있는 영역을 근본적으로 확장시킨다.
소리에 대한 작가의 지대한 관심은 바람을 연상시키는 나선형과 물결치는 듯한 형태의 구현에서 보이는 묘사와도 연결되며, 모빌의 역동성은 춤이나 음악, 드로잉 등과 다시 연계된다.
공기의 순환에 모빌들이 반응하고, 이 반응이 움직임으로 증폭함에 따라 전시장 전체는 마법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K2에 설치된 구아슈(물과 고무를 섞어 만든 불투명한 수채 물감) 작품들은 공간 구성에 대한 작가의 실험적 발상을 구현하는 조각 작업과 직접적으로 연계되는 작품군인 동시에 무의식에 대한 고찰의 발현이기도 하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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