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빗장 풀기 어렵네…호평일색 '리바운드'도 초반 난항 [N초점]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장항준 감독의 신작 '리바운드'가 개봉 첫주 기대보다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 5일 개봉한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장항준 감독이 연출을 맡고 그의 아내이자 '킹덤' '시그널' '싸인'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리바운드'는 지난 5일 개봉 당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1102개 스크린에서 3만2891명의 관객을 불러모아 누적관객수 5만730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2위로 출발했다. 개봉 이틀째인 지난 6일에는 1058개 스크린에서 2만6650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7만7350명으로 집계됐다. 이틀간 1위는 지난 3월8일 개봉해 장기 흥행을 이어오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이 차지했다.
'리바운드'는 블라인드 시사회와 언론시사회 등 개봉 전 진행된 시사회에서부터 많은 호평을 받았다. 2012년 대한농구협회장기 전국 중·고교농구대회에서 6명의 엔트리로 출전한 최약체 팀 부산중앙고의 연승의 기적을 그려낸,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제 감동 서사가 큰 힘을 발휘했다. 또한 코미디와 휴먼 드라마 장르, 실존인물 캐릭터를 적절히 살려낸 배우들의 열연, 농구 경기의 매력을 보여준 연출력까지 썩 괜찮은 만듦새가 흥행을 예감케 했다.
하지만 '리바운드'는 시사회 때 고무적이었던 분위기와 달리 개봉 당일 3만명, 이틀째 2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예상보다 더 밑도는 성적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이어진 궂은 날씨에는 야외보다 실내 활동이 더 선호됨에도 극장가는 한산했고, 주말 예매율 역시도 7일 오후 3시 기준 '스즈메의 문단속'(예매율 28.1%·예매관객수 8만900명), '존 윅4'(19.1%·5만5167명)에 이어 예매율 15.4%, 예매관객수 4만4475명으로 3위를 기록 중이다.
일각에서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열풍으로 '리바운드'도 '농놀 신드롬'을 이어갈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전망했지만, 애초부터 두 작품은 출발선이 다르기도 하다는 게 중론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오랜 시간 만화 팬덤을 공고히 다져왔던 작품인 만큼, 흥행에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잠재력이 있던 작품이라는 게 '리바운드'와는 다른점으로 꼽힌다. 또한 애니메이션의 경우 '불멸의 칼날' 시리즈의 지속적인 흥행에서도 알 수 있듯, N차 관람도 가능한 확고한 관람층이 확보돼 있어 사정이 많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리바운드'는 실관람객들의 호평이 많고, 만족도 높은 관람 후기가 많은 만큼, 추후 입소문으로 인한 관객 증가도 기대해볼 만하다. 그간 영화계는 개봉 직후 첫 일주일의 성적을 중시해왔다. 상업영화의 경우 개봉 첫주 흥행 여부와 개봉 2주 차의 페이스를 지켜보고 손익분기점을 예측할 수 있는 게 패턴이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이 같은 패턴을 시장에 적용하기 어려워지면서 실관람객들의 관람평이 흥행의 흐름을 주도하는 경향을 띠기 시작했다. OTT 플랫폼의 한달 이용료를 넘어서는 잦은 티켓값 상승으로, 극장가에 대한 반감이 더욱 커진 관객들의 소비 결정이 더욱 신중해지면서 실관람객들의 평이 이들의 선택을 좌우하게 됐다.
티켓값 상승에 따라 극장에서의 어떤 특별한 체험적 가치는 영화 소비를 결심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가 됐다. 극장에서 관람하는 '리바운드'가 관객에게 주는 감흥은 분명하다. 6명이 엔트리에 출전했지만, 1명의 부상으로 교체 선수 단 한명도 없이 5명만이 경기에 뛰고, 열악한 지원 속에 준우승이라는 기적을 쓰는 이야기는 실화라서 더욱 큰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그 과정에서 일으키는 이들의 반란이 통쾌함을 안기면서도, 적절한 코미디로 활짝 웃게 만드는 순간도 있다. 경기의 결정적이면서 드라마틱한 순간이 디테일하게 극대화되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지만, 득점하는 순간마다의 감동과 피·땀·눈물을 쏟는 선수들의 열정과 농구에 대한 진심은 생생하게 그려졌다. '리바운드'가 관객들의 빗장을 풀고 입소문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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