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후신 아냐" 해명에도 강성희 국방위行에 관심 쏠린 이유
"민주주의 회복과 정치개혁, 민생수호를 위해 분골쇄신해 나가겠다."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7일 광주 5.18 국립묘역 및 민족민주열사 묘역을 참배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일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당 차원에서 외부에 공개한 첫 공식 일정이다.
강 의원은 1972년생으로 전국택배노조 전북지부 사무국장, 진보당 전북도당 민생특위 위원장, 진보당 대출금리인하운동본부장, 현대차 전주비정규직 지회장 등을 지냈다.
이번 재선거는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이 무효화되면서 치러졌다. 전주을은 민주당 텃밭인 지역으로 여겨지나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에서 전주을에 공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진보당이 원내에 의원을 재입성시킨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진보당은 2017년 10월 민중연합당과 새민중정당이 합당해 '민중당'이란 이름으로 만들어졌다. 2020년 당명을 진보당으로 바꿨다. 김종훈 전 민중당 의원(현 울산 동구청장)이 무소속으로 2016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후 2017년 진보당(당시 민중당)에 합류했었지만 2020년 재선에는 실패했다. 진보당 이름표를 달고 선거운동을 해 국회의원 선거에 당선자를 낸 것은 2017년 이후 6년 만에 이번 강 당선인이 처음인 셈이다.
단 이같은 관측에 대해 진보당 측은 "진보 정당으로서 민주노동당, 통합진보당의 가치와 정신을 일부 계승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전신, 후신이란 표현은 맞지 않다"며 "창당 당시 당원이 4만5000명이었는데 80% 이상이 새로 가입한 사람들이었고 지금은 9만5000명인데 당원 대다수가 진보당이 첫 정당인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어 "진보당은 당원 중 3분의2가 비정규직 하청 노동자인 노동중심의 진보정당"이라며 "1980년대 주로 이야기됐던 NL, PD(민중민주)와 같은 구분은 시대적으로 보나 실제 진보당 당원구성이나 활동에 비춰봐도 전혀 맞지 않은 분석"이라고 했다.
전신·후신이라는 명명은 차치하더라도 진보당 측 스스로 설명했듯 진보당은 강령에서 통합진보당 정신 일부를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진보당은 강령에서 "진보당은 동학농민혁명과 3.1운동, 4.3민중항쟁, 4.19혁명, 부마항쟁과 5.18민중항쟁, 6월 민주항쟁과 7·8·9월 노동자대투쟁, 촛불혁명 등 도도히 이어온 민중투쟁의 역사와 정신을 계승한 정당"이라고 밝혔다.
통합진보당도 "통합진보당은 갑오농민전쟁과 의병운동, 3.1운동과 민족해방운동·노동해방운동, 4.3민중항쟁, 4.19혁명, 부마항쟁과 5.18민중항쟁, 6월 민주항쟁과 7·8·9월 노동자 대투쟁, 촛불항쟁 등 도도히 이어져온 민중의 저항과 투쟁을 계승하는 정당"이라고 밝혔었다.
이밖에 진보당은 강령에 '일제 식민지배의 잔재를 청산하고 불평등한 한미관계를 해체하여 민족의 자주권을 확립한다' '우리 민족의 힘으로 남북 사이에 합의한 모든 공동선언을 이행하여 자주, 평화, 번영이 보장된 중립적 통일국가를 건설한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과거 통합진보당도 강령에서 '주한미군을 철수시키고 종속적 한미동맹체제를 해체해 동북아 다자평화협력체제로 전환한다' '기존에 맺은 모든 불평등 조약과 협정을 개정 폐기하며 미중 등 강대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극복하고 자주적 균형외교를 지향하며 평화롭고 평등한 동아시아 공동체 건설과 함께 진보적 국제연대를 적극 실천한다' 등의 내용을 담았었다.
강 의원은 선거에 출마한 후 민주노총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는데 올해 2월 진보당이 전주을 재선거 선거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킬 당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해 "강성희 후보는 진보당 만의 후보가 아닌 전체 민주노총 후보"라며 "강성희의 당선은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외면하는 기득권 양당체제를 깨뜨리고 윤석열 정권의 반노동, 노동 탄압을 꺾는 힘과 용기를 줄 것"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양 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강 의원은 모두 한국외국어대학교 동문이기도 하다.
강 의원은 후보 시절인 지난달 24일 JTV 국회의원 재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나와 당시 경쟁자이던 임정엽 무소속 후보로부터 "북한이 연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남과 북이 누가 더 잘했느냐를 따질 때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미사일을)발사했다. 그런데 미사일 발사 이전에 북한에서는 자주권이라 한다"며 "(발사한 것은)안타깝게 생각한다. 남과 북이 서로 싸우지 않아야 하는데"라고 말했다. 또 "세계 정세 격변 과정에서 우리 국익이 뭔지 따져봐야 한다. 우리 국익을 위해서라면 미국보다도, 중국보다도, 러시아보다도, 일본보다도, 북한과 우리 남한이 같이 힘을 모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강 의원이 국회 국방위 배정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자 진보당 측은 7일 자료를 내고 "강 의원은 선거 전부터 대출금리 인하, 가스·난방비 인하를 비롯한 민생 문제를 앞장서 제기했다"며 "특히 금융허브도시, 수소도시 등 지방소멸에 대응해 전주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공약을 제시했다"며 "강 의원은 민생과 전주발전 상임위를 우선 바라고 있으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원칙대로 상임위가 배정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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