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밀릴 수 없다… IT업계, 실적 개선에 '총력'

양진원 기자 2023. 4. 8.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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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다시 시작하는 IT업계]③신작·AI 사업 박차… 새로운 활로 모색

[편집자주]정보통신(IT) 업계가 실적 악화와 주가 부진에 위축돼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가 끝나자 비대면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주주들은 속절없이 떨어지는 주가를 부양하는 한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주주총회에서 연임에 성공한 경영진들은 주주들의 기대에 보답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린다. 자사주 소각에 나서고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등 성장 동력 마련에 힘쓰고 있다.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을 극복하기 위해 IT업계가 탈출구를 모색한다. 사진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사진=뉴스1
◆기사 게재 순서
① 한번 더 해보자… 재신임 받은 IT업계
② 아우성치는 주주들 "주가 회복 언제"… IT업계, 주주가치 제고 '최우선'
③ 더 이상 밀릴 수 없다… IT업계, 실적 개선에 '총력'
실적 악화와 주가 부진에 시달리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반전을 모색한다. 금리 인상이나 글로벌 경기 침체 등 거시적 요인이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를 극복할 승부수를 던질 계획이다. 다채로운 신작으로 회사 실적을 되살리고 해외시장에도 적극 진출할 계획이다. 최근 불고 있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을 타고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신규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실적 악화된 IT 기업들, 돌파구 마련에 분주


위메이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 크로우' 이미지. /사진=위메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시기 IT 기업들은 늘어난 수익을 활용해 사세를 확장했다. 개발자 연봉을 인상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다. 이러한 행보는 오래가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면서 대면활동 등 이전 일상을 되찾기 시작한 탓이다. 일부 기업을 제외하곤 대다수 IT 기업들의 실적이 뒷걸음질 쳤고 주가도 내려앉기 시작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비대면 수요가 줄어들고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IT 기업들이 하향 안정화의 길에 접어들었다"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신작과 신사업 등 새로운 돌파구가 요구된다. 배틀로얄 게임 'PUBG:배틀그라운드'(배그) 지식재산권(IP)으로 단숨에 대형 게임사로 거듭난 크래프톤은 지난해 야심차게 출시한 호러 서바이벌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이 부진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러한 상황에 굴하지 않고 차기 작품을 좀 더 다듬어 실적 개선의 자양분으로 삼을 계획이다.

배그에 국한된 '원게임 리스크'를 깨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외 독립 스튜디오 8곳을 세우고 신작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프로젝트 블랙버짓', '서브노티카 후속작', '프로젝트 골드러시', '프로젝트 윈드리스' 4종을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위메이드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나이트크로우를 4월27일 출시한다. 국내 최초로 크로스 플랫폼 내 게임개발 소프트웨어 '언리얼 엔진 5'를 탑재한 게임으로 개발 인원 110명이 투입돼 2년 이상 제작하고 있다. 지난 3월26일 기준으로 사전 예약자 수는 100만명을 넘어섰다.

또 다른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이미르)도 연말에 출격할 예정이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위믹스' 플랫폼을 대대적으로 확장해 작년 주춤했던 블록체인 사업이 올해부턴 수익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NHN은 그동안 갈고 닦은 더블에이포커, 하우스캣매치 등 총 신작 7개를 공개한다. 게임 사업으로 성장성을 제고해 NHN의 미래 10년을 열어갈 계획이다. 올해 상반기 론칭한 루트 슈터 신작 '다키스트데이즈'를 토대로 미드코어 장르에 도전하고 자체적으로 만든 퍼즐 게임 '엠브릭' 기반의 캐주얼 신작으로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신사업 AI에 주목하는 IT업계


엔씨소프트 콘솔 신작 프로젝트M 이미지. /사진=엔씨소프트
미국 AI연구소 오픈AI가 만든 챗GPT로 시작된 AI 열풍은 국내 IT 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찌감치 미래 먹거리 AI 사업을 준비하던 기업들은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관련 서비스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사 중 AI 분야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로 최근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신작 '프로젝트M'을 통해 AI 기술, 비주얼 기술의 핵심 집약체 '디지털 휴먼'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기술 혁신을 위한 도전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글로벌 기업들과 다양한 형태의 파트너십으로 사업 경쟁력을 더욱 견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IP 개발과 게임 제작 역량 강화, 미래 먹거리 확보 등 기술을 혁신하는 데도 역량을 쏟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연구개발비로 1조2834억원을 투입했고 전체 직원 4789명 중 71%인 3394명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AI 센터와 자연어처리(NLP) 센터에서 일하는 전문 인력 만 200여명이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중 챗GPT의 대항마로 꼽히는 AI 검색엔진 '서치GPT'를 출시한다. 이를 대비해 2018년 블로그나 카페 등 콘텐츠를 AI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았다. 네이버 약관엔 '사용자가 제공한 콘텐츠를 인공지능 분야 기술 연구 등의 연구 개발 목적으로 네이버 및 네이버 계열사에서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IP' 위반 소송과 논란에선 한층 자유로워진 것이다.

블로그나 카페 등 콘텐츠 데이터를 토대로 서치GPT의 기반인 초거대 AI '하이퍼클로바'의 학습데이터를 획기적으로 늘려 서치GPT의 한국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카카오는 한국어 특화 AI 모델 '코(Ko)GPT'를 GPT 3.5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해 상반기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어 관련 개발을 진행 중인 만큼 이들과 차별화하기 위해 한국어 맥락에 맞는 서비스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 출시에도 박차를 가한다. 의료기관들이 보유한 임상 데이터와 다양한 의무 기록들을 표준화하고 디지털화할 수 있도록 자회사 카카오헬스케어가 솔루션과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이용자가 원한다면 본인의 건강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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