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고용, 5월 금리인상 확률↑”···“침체 우려는 여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뉴욕=김영필 특파원 2023. 4. 8.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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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스앤젤레스(LA) 가든 글로브에 있는 맥도널드 매장 앞에 구인 공고가 붙어있다. AFP연합뉴스
[서울경제]

‘3분 월스트리트’입니다. 미국의 3월 고용보고서가 나왔습니다. 크게 보면 예상 범위 수준에서 고용이 둔화했는데요.

경기침체 걱정은 여전하지만 약간 뒤로 미룰 수는 있게 됐습니다. 나스닥 선물이 0.1% 오른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이 각각 0.23%, 0.19% 정도 상승했는데요.

그럼에도 노동시장이 아직 타이트한 것도 사실입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한때 연 3.4% 수준으로 뛰었는데요. 달러인덱스도 102.2까지 치솟기도 했죠. 러시아는 3월에 당초 밝힌 하루 50만 배럴이 아닌 70만 배럴로 더 많이 감축했다고 밝혔는데요. 오늘은 굿 프라이데이로 장이 없지만 고용보고서와 다음 주 인플레이션 분석을 중심으로 전해드리겠습니다.

“美 고용 1월 47.2만→2월 32.6만→3월 23.6만 개”···“금리선물시장, 5월 0.25%p 인상 확률 67%”

우선 3월 고용보고서부터 보죠. 7일(현지 시간) 나온 3월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3만6000개 증가로 나왔는데요.

블룸버그통신 집계치 중앙값이 23만 개, 다우존스가 23만8000개였습니다. 블룸버그 예상을 상회하지만 다우존스 기준으로 보면 소폭 낮은데요. 큰 틀에서 예상 범위 수준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1월 수치는 31만1000개에서 32만6000개로 상향 조정됐는데요. 반면 1월 고용은 3만2000개가 감소한 47만2000개로 내려왔습니다. 분야별로는 민간 서비스에서만 3월에 19만6000개의 일자리가 증가했는데요. 전체 증가분의 약 83%를 차지합니다. 아직 서비스 고용이 강한 거죠.

3월 고용보고서는 ①고용은 둔화 추세 ②경기침체 우려 여전 ③단, 20만 개를 넘는 꽤 견고한 수치에 침체 임박 또는 심각 우려 일부 덞(시장 일부 안도) ④현 기준 노동시장 아직 타이트해 5월 금리인상 요인 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씩 보면, ‘올 1월 47.2만 개→2월 32.6만 개→3월 23.6만 개’로 감소세가 명확히 나타나고 있는데요. 2월 1만2000개 증가였던 건설에서 3월에 9000개가 사라졌고, 레저 및 접객은 3월에 7만2000개가 늘어 전달(9만 개)보다 증가폭이 감소했습니다.

근무시간이 34.4시간으로 0.1시간 줄어들고, 비즈니스 서비스 항목 내 임시직이 3월에만 1만700개 축소됐다는 점도 그런데요. 고용주들이 일자리를 본격적으로 줄이기 전에 근무시간 먼저 단축하고 임시직 직원부터 감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줄리아 폴락 집리쿠르터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것이 고용 둔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전했죠.

앞서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3월 제조업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예상을 하회했습니다. 고용이 둔화 흐름에 올라탔고 여기에서 일자리가 더 둔화하면, 즉 앞을 내다보면 경기침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여전히 가능한데요.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이날 “긴축 사이클의 거의 끝부분에 와 있다”며 “신용시장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것 같다. 지금 시점에서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3월 고용보고서 주요 내용

다만, 이날 비농업 일자리가 20만 개를 넘으면서 침체가 임박했다거나 심각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약간 누그러졌는데요. 예상보다 너무 낮았다면 노동시장 즉시 붕괴 공포가 퍼졌겠죠. 눈 앞의 최악은 피한 건데요. 프리야 미스라 TD 증권 금리전략 글로벌 헤드는 침체가 늦어진다는 의미에서 “금리인하 시기가 뒤로 미뤄졌다”고 했습니다. 이날 증시 선물이 상승한 것도 이 부분에 대한 안도 측면이 있어 보이는데요.

그렇다고 최선으로 보기도 힘듭니다. 20만 개 이상의 고용 증가는 둔화 속도 측면에서 충분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연준 입장에서는 증가분이 20만 개 밑으로 나왔으면 좀 더 나았을지 모르죠. 조 브루셀라스 RSM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고용보고서 결과) 인플레이션은 둔화하지만 충분히 빠르지 않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결국 5월 추가 금리인상이 지금으로서는 불가피하다는 예측이 지배적인데요.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자리는 강하고 분명히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숫자”라며 “종합적으로 보면 기준금리를 약간 더 올릴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기준금리가 4.75~5.00%인데요. 이보다 약간 더 높다는 건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밝힌 최종금리 5.00~5.25%를 뜻하죠.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생각과도 같은데요.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오후3시48분 현재 연준이 5월 FOMC에서 0.25%p 금리인상을 할 확률이 67%입니다. 하루 새 17.8%p나 불어났는데요. 오전 중에는 인상 가능성이 70%를 찍기도 했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의 생각도 비슷한데요. 그는 이날 블룸버그TV에 “서비스를 포함해 일자리가 견고하고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간 것(62.6%)이 고무적”이라며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봐야 하지만 고용보고서로는 5월에 0.25%p의 금리 인상을 할 것이다. 인상 중단을 정당화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엘 에리언, 일자리 아직 견고 금리인상 중단 뒷받침 못 해”···“월가, 2월 CPI 전월비 0.4% 예측”

실제 실업률도 2월 3.6%에서 이번에 3.5%로 다시 떨어졌습니다. 역대 최저 수준이죠. 시간당 평균 임금 상승률이 전년 대비 4.2%로 전망치(4.3%)보다 낮았지만 전월과 비교하면 0.3%로 아직 높은데요. 애나 웡 블룸버그 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시장이 점차 약해지고 있지만 느린 둔화 속도는 연준의 연말 실업률 예상치 4.5%를 밑돌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럴 경우 연준은 5월 외에 추가 금리인상에 나서야 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통화긴축의 시차 우려와 함께 침체 우려를 키우죠.

이제 고용은 어느 정도 강하게 나오면 추가 긴축에 따른 침체, 상당히 약하게 나오면 곧 침체 돌입이라는 복잡한 상황에 끼여 있다고 봐야 합니다. 황금률이 어디인지 찾기도 어렵지만 이를 찾는다고 해서 고용이 그에 딱 맞춰 나오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래서 연착륙이 어려운 겁니다.

연준도 머리가 아플텐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노동시장은 아마도 고용보고서가 보여주는 것보다 약할 수 있으며 앞으로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믿을 만한 근거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용 상황 전반이 나쁘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이는 연준에 난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침체를 포함한 더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지표를 볼 수밖에 없는 듯한데요. 연준 입장에서는 인플레가 빨리 가라앉기를 기대하는 것밖에 없죠. 아니면 최소한 침체 근처까지 가야 하니까요.

다음 지표는 12일의 3월 CPI입니다. 고용보고서가 5월 금리인상 확률을 높이긴 했지만 CPI를 보면 방향성이 거의 굳어질 수 있는데요.

블룸버그 단말기를 보면 3월 CPI 전망치는 △전월 대비 0.2%(2월 0.4%) △전년 대비 5.2%(6.0%) △근원 전월 대비 0.4%(0.5%) △근원 전년 대비 5.6%(5.5%) 등으로 나옵니다. 근원 전월 예상치를 보면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3월 CPI 전망 추이. 클리블랜드 연은

이 정도라면 연준은 추가적인 인플레 완화 증거가 필요할 겁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인플레이션 나우캐스팅에 따르면 3월 CPI는 △전월 0.3% △전년 5.22% △근원 전월 0.45% △근원 전년 5.66% 수준이죠.

13일에 나올 3월 PPI는 전월 대비 0.0%로 2월(-0.1%)보다는 상승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1%로 2월(4.6%)보다는 꽤 떨어지지만 근원 PPI 전월비가 0.3%로 2월(0.0%)보다 다시 높아질 전망인데요. 근원 PPI는 전년 대비 3.5%로 전달(4.4%)보다는 낮아지긴 합니다. 14일의 수입물가는 한 달 새 -0.1% 감소, 2월(-0.1%)과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되는데요.

하나 더 봐야 할 건 14일에 나올 소매판매입니다. 상품 소비 상황을 주로 볼 수 있는 이 자료 역시 미국 경기가 어떤지 판단하는 데 중요한데요. 지금으로서는 3월에 전월 대비 -0.5%로 2월(-0.4%)보다 하락폭이 더 커질 전망입니다.

자동차를 뺀 숫자도 -0.4%로 전달(-0.1%)보다 낙폭이 커지는데요. 실제 숫자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고용과 맞물린 소비가 어떻게 흘러갈지 감을 좀 더 잡을 수 있을 듯합니다.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데요.

어제 UBS는 주식시장보다는 미 국채나 등급이 높은 채권, 달러 약세에 따른 신흥국 채권, 금을 대안으로 꼽았습니다. 금은 연말까지 온스당 2100달러, 내년 3월에는 2200달러까지 예상했는데요. 씨티는 중국 증시의 반등 기대 시점을 6월 말에서 9월 말로 3개월 늦췄습니다. 회복세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건데요.

금리인상의 끝이 가까이 왔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이후가 어떻게 될지는 인플레와 노동 지표에 달려 있는데요. 다음 주 CPI와 PPI, 주의 깊게 봐야겠습니다. 3월 고용지표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서울경제신문 유튜브 채널 서경 마켓 시그널의 ‘3분 월스트리트’ 방송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개인 휴가로 ‘3분 월스트리트’가 한국 시간 11일(화)부터 18일(화)까지 쉽니다. 피로가 많이 쌓였습니다. CPI와 PPI 분석을 전해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잘 쉬고 충전해서 돌아오겠습니다. 19일(수) 오전에 다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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