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배후 의심 재력가 구속

주범 이경우에게 범행 의뢰한 혐의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재력가 유모씨가 7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출석하기 위해 법정에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남 40대 여성 납치·살해사건의  배후로 의심, 경찰 수사를 받아왔던 재력가 유모씨가 구속됐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유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로써 이번 사건으로 구속된 피의자는 피해 여성 A씨(48)를 직접 납치하고 살인한 황대한(36)과 연지호(29), 범행을 계획하고 지시한 이경우(35), 범행 준비 단계에 관여한 20대 이모씨까지 포함해 모두 5명으로 늘었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유씨는 주범 이경우에게 돈을 주고 A씨의 납치·살해를 의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씨 부부는 2021년 이경우에게 두차례에 걸쳐 4천만원을 줬고 이경우는 범행 직후 유씨를 만나 6천만원을 요구한 정황이 포착됐다.  

앞서 경찰은 유씨 부부와 피해자 A씨가 가상화폐 P코인 투자 실패를 놓고 각종 민·형사 소송을 벌이고 있던 사실도 확인, 지난 5일 용인시 수지구의 한 백화점에서 유씨를 체포했다.

유씨 부부와 A씨는 P코인 상장에 앞서 투자금 유치 등을 위해 함께 활동하던 사이로 알려졌다. 

P코인은 2020년 11월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코인원’을 통해 상장, 1만원대까지 올랐지만 2021년 상반기 10원대로 떨어졌다.

그러자 투자를 했던 이경우와 A씨는 P코인 폭락으로 손해를 봤다며 다른 투자자들과 함께 2021년 2월 유씨의 아내 황씨에게서 1억 9천만원을 빼앗았다. 황씨가 P코인 시세를 조종했다고 의심했기 때문이었다. 

A씨와 이경우는 공동공갈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이경우만 혐의가 인정돼 검찰에 송치됐다. 반면 A씨는 혐의점이 미비하다는 이유에서 송치되지 않았다. 

이후 이경우는 유씨 부부와 화해한 뒤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가 이경우의 일자리까지 알아봐 준 적도 있었다. 

반면 유씨 부부측은  2021년 5월 A씨를 상대로 P코인에 투자한 1억원을 돌려달라는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 

현재 경찰은 가상화폐 투자를 둘러싼 갈등이 A씨에 대한 납치·살해 사건으로까지 연결됐을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그러나 유씨는 경찰에 이경우와 만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범행에 대해선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속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앞서 유씨의 변호인은 “이경우에게 준 4천만원 중 3천500만원은 2021년 변제기간 5년과 이자율 2%로 빌려준 돈이며 범행 후 이경우에게 돈을 건네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이승형 부장검사)는 P코인 등 여러 가상화폐를 상장해주는 대가로 10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로 코인원의 전 상장 담당 직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동식 기자 kds77@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