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나도 털렸나”...미국마저 두려움에 떨게 한 이것 [위클리 기사단]
미국인 하루 평균 56분 사용…페북 넘어서
美정치권 “중국판 트로이 목마와 마찬가지”
서방 ‘틱톡 퇴출 압박’ 거세…누가 승자될까
오랜 전쟁 끝 마침내 승리를 거머쥐었다고 착각한 트로이군이 별다른 의심 없이 목마를 성 안으로 들여놓도록 하는 것이 오디세우스의 전략이었습니다. 그러나 목마 안에는 그리스 병사들이 숨어 있었습니다. 이들은 트로이가 성급한 승리의 축배를 들 때 몰래 성문을 열어 그리스군의 앞길을 열어줬고, 트로이군은 결국 그리스가 만든 ‘트로이 목마’에 의해 최후를 맞이했습니다.
시대와 상황은 바뀌었지만 새로운 형태의 트로이 전쟁이 다시 벌어지고 있습니다. 세계 패권을 두고 경쟁하는 미국과 중국 간 ‘제2의 트로이 전쟁’은 현재진행형입니다. 다만 이번 전쟁의 주 무기는 창·칼이 아닌 SNS입니다. 중국이 제작한 영상 제작·공유 플랫폼 ‘틱톡’이 그 주인공입니다.
최근 미국이 가장 두려워하는 대상은 중국 인공지능(AI) 콘텐츠 기업 ‘바이트댄스’가 설립한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틱톡입니다. 2016년 150여개 국가와 지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한 틱톡은 현재 다른 SNS 플랫폼들을 제압하고 미국 청소년들의 주요 소통수단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인사이더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국인들의 하루 평균 틱톡 사용 시간은 56분에 달합니다. 이는 과거 SNS시장을 장악했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사용 시간을 능가하는 수준입니다. 틱톡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는 미국 정치권에서는 틱톡이 마약의 한 종류인 펜타닐을 본뜬 ‘디지털 펜타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2017년 10대 사이에서 유행했던 음악 앱을 인수한 뒤 이를 틱톡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이후 사회적 교류를 단절시킨 코로나19 대유행과 특정 도전 과제 달성을 강조한 ‘챌린지 열풍’이 겹치면서 틱톡은 빠른 속도로 미국 청소년층을 흡수했습니다. 고강도 사회적 격리 조치로 집에만 갇혀 지낸 10대들은 틱톡을 통해 친구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틱톡의 인기가 뜨거워질수록 미국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틱톡을 통한 미국 국민들의 ‘개인정보 유출’입니다. 미국 정치권과 보안 전문가들은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가 매달 해당 앱을 사용하는 1억5000만명의 미국인들에 대한 개인정보 접근권을 틀어쥐고 있다며 이들 정보가 언제 중국 정부로 흘러 들어갈지 모른다는 우려를 거듭 제기해왔습니다. 바이트댄스가 미국 사용자들의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데이터 서버를 분리 운영하고 있지만, 권위적인 중국 정부와의 완전 차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들 생각입니다.
실제로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최근 틱톡을 트로이 목마에 빗대며 경계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롭 조이스 NSA 사이버보안 책임자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틱톡은 중국의 트로이 목마와도 같다”며 “미국 정부는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를 감시해 5~10년 뒤에 찾아올 수 있는 사이버보안 테러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왜 중국이 미국인 정보를 조작할 수 있도록 돕는 목마를 성 안으로 들이려고 하느냐”고 지적했습니다.
추쇼우즈 틱톡 최고경영자(CEO)는 틱톡의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해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최근 진행된 미국 하원 청문회에 참석한 추쇼우즈 CEO는 “틱톡이 오히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에 비해 덜 위협적”이라며 “미국 사업장을 중국 관여 없이 개별 운영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만큼 사용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폐쇄적이고 강압적인 중국 정부와 틱톡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청문회에서 “중국 정부가 (개인정보 등) 자료를 요청하면 어떡할 거냐”, “정부 비판 콘텐츠 삭제를 요구하면 어떻게 대응할 거냐” 등의 질문을 쏟아냈습니다.
미국의 견제가 심해지는 상황에서 틱톡을 금지하는 국가 역시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현재 미국을 비롯해 영국, 뉴질랜드, 호주, 프랑스, 벨기에 등 국가들이 틱톡 금지 행렬에 동참했습니다.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30% 증가하는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와 서방의 사이버 전쟁에서 누가 살아남을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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