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가 미래다" 재활용 사업 늘리는 LG화학·롯데케미칼

김동욱 기자 2023. 4.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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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석유화학업체들이 재활용 사업을 확대한다. 사진은 LG화학 여수 나프타 분해시설(NCC)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인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재활용 사업을 늘리고 있다.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가 확대되면서 친환경 사업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영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국내 최대 물류업체 CJ대한통운과 물류센터 포장용 랩을 재활용하기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CJ대한통운이 전국 물류센터에서 버려지는 포장용 랩을 수거해 LG화학에 전달하고 LG화학은 PCR 기술을 활용해 포장용 랩을 재활용 랩으로 만들어 CJ대한통운에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두 업체는 이번 협력을 통해 플라스틱 자원 재활용 및 순환경제 구축에 이바지한다는 목표다. 언택트 시대에 급증하고 있는 배송 폐기물을 줄이고 각 물류센터에서 발생하는 포장용 랩을 효과적으로 수거하는 재활용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한다. 포장용 랩은 대부분 폴리에틸렌(PE) 제품인데 현재 국내 PE 재활용률은 40% 수준에 불과하다.

LG화학은 지난 1월 자원순환 선도업체 넷스파와 해양폐기물 재활용 협력도 추진했다. 넷스파가 해양폐기물에서 플라스틱을 선별·가공해 제공하면 LG화학이 이를 활용해 내년 가동 예정인 충남 단지 석문국가산업단지 열분해유 공장 원료로 투입한다. 폐어망 등 해양폐기물은 국내에서 연간 5만톤 정도 발생하는데 수거가 원활하지 않거나 주로 소각돼왔다. 해양폐기물을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로 사용하면 해양 쓰레기를 줄이는 동시에 탄소 감축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LG화학은 재활용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전사 차원에서 노력 중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재활용 원재료 확보 ▲플라스틱 물성 향상 ▲화학적 재활용 조기 상용화 등에 집중한다. 리사이클 플라스틱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흰색을 세계 최초로 상업 생산한 LG화학은 투명 제품 개발에도 착수하는 등 연구개발도 강화할 계획이다. 화학적 리사이클 시장 공략을 위해 내년까지 국내 최초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연산 2만톤 규모로 건설한다.


롯데케미칼, 폐비닐 재활용에 폐플라스틱 열분해유까지 활용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롯데케미칼도 재활용 사업을 늘리는 추세다. 2030년까지 리사이클·바이오 플라스틱 매출을 2조원 규모로 확대하고 사업 규모도 100만톤 이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로지텍과 폐비닐 재활용을 통한 포장재 자원순환 확대 MOU를 체결하는 등 관련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로지텍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제품 포장용 폐비닐을 롯데케미칼이 수거한 후 이를 원료로 활용해 고품질 포장재를 생산, 삼성전자로지텍에 공급한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열분해유 기반 납사(naphtha·나프타)를 활용해 석유화학제품을 상업 생산했다.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버려진 플라스틱을 고온으로 가열해 얻어지는 기름으로 불순물을 제거하는 후처리 단계를 거쳐 납사·경유 등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기존에 소각하던 폐플라스틱을 석유화학 제품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 핵심 기술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자원 순환경제를 조성하기 위해 벤처기업들의 재활용 사업을 돕기도 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초 프로젝트 루프 소셜벤처 2기를 출범시켰다. 프로젝트 루프 소셜벤처 2기에 선발된 회사들에게 사업실현지원금, 전문가 멘토링, 사업 협력 및 판로 연계 등을 지원한다. 재활용 수거 플랫폼을 통한 폐플라스틱 처리 프로세스 개발을 맡은 '같다', 해양폐기물 활용 친환경 인공어초 제작을 맡은 '이프랜트', 플라스틱 군용품의 폐물품 수거 및 재활용을 맡은 '팔월삼일' 등이 프로젝트 루프 소셜벤처 2기에 포함됐다.

업계 관계자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게 기존 공정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등 현재 재활용 사업이 수익성을 내는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환경보호에 대한 경각심 증가로 미래에는 재활용 사업의 수익성이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미래를 대비해 투자하는 차원에서 각 석유화학 업체들이 재활용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욱 기자 ase84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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