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달랑 1300원” 1개월 초단기적금 봇물에도 소비자 외면

정민하 기자 2023. 4. 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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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정기 적금 기간 규제가 완화되면서 은행권이 만기를 최소 1개월부터 설정할 수 있는 이른바 한 달짜리 적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짧은 주기의 소비·저축 패턴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똑같이 한 달 만기지만 납입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정기예금에 넣는 것이 적금보다 실질적 혜택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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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규정 개정으로 초단기적금 취급 가능
신규 고객 모집 위해 1개월 만기 적금 상품 출시
“한 달이면 납입금 제한 없는 정기 예금 유리”
그래픽=손민균

4월부터 정기 적금 기간 규제가 완화되면서 은행권이 만기를 최소 1개월부터 설정할 수 있는 이른바 한 달짜리 적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이자가 많지 않아 소비자의 눈길이 닿지 않는 모습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나온 1개월 만기 적금 상품 중 가장 금리가 높은 것은 KB국민은행의 KB 특별한 적금이다. 이 상품은 우대금리를 다 합치면 최고 금리 6%를 적용받는다. 그런데 한 달에 넣을 수 있는 금액이 최소 1000원, 최대 30만원에 불과해 최고 금리를 적용해도 만기 때 세후 1300원가량의 이자를 받게 된다.

IBK기업은행도 IBK 디데이 적금을 리뉴얼해 최소가입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했다. 50일 휴가, 우리 아이 100일 축하, 커플 100일 기념 등 고객이 적금 가입 목적에 맞게 만기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다. 금리는 기본금리 연 3.45%에 우대조건 달성 시 최고 5.35%의 금리를 제공하지만, 금액 한도는 최대 월 20만원까지다.

하나은행 역시 최근 1개월 초단기 만기 상품 하나 타이밍 적금을 지난 7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고객이 설정한 금액(10~5000원)을 게임을 하듯이 타이밍 적금 전용 입금 버튼을 터치해 적립하고 터치 수에 따라 우대금리가 제공되는 상품이다. 월 최대 납입 한도는 65만원이지만, 최대 금리는 연 3.95%다.

이외에도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코드K 자유적금’ 가입 기간에 1개월과 3개월을 추가했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도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고려하고 있다.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KB국민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의 초단기 적금 상품. /각 사 제공

최근 들어 1개월 만기의 초단기 적금 상품이 쏟아지는 배경엔 관련 규정 개정이 있다. 본래 정기적금의 만기는 한국은행 금융기관 여수신이율 등에 관한 규정에 의거해 최소 6개월부터로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이 규정 개정을 의결하면서 이달부터 초단기 적금 취급이 가능해졌다. 이는 지난 1995년 이후 27년 만의 개정이었다.

은행들은 초단기 적금 상품 출시로 짧게 자금을 유치하고 싶어 하는 고객들을 유치하려고 하고 있다. 최근 수신금리가 하락하고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선 기간이 긴 예금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지는 모습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예금금리는 지난해 11월 5%대를 넘겼지만, 이달 들어선 3%대 초중반이다.

은행권에선 요구불예금 등 대기성 시중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기준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은 805조3384억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해 10조3622억원 감소했다. 정기적금은 같은 기간 2312억원 줄었다. 반면 급여통장으로 대표되는 요구불예금은 598조2682억원으로, 같은 기간 8조5435억원 증가했다. 정기예금 빠진 자금이 요구불예금으로 이동한 모양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짧은 주기의 소비·저축 패턴을 가지고 있는 젊은 세대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똑같이 한 달 만기지만 납입 한도가 정해져 있지 않은 정기예금에 넣는 것이 적금보다 실질적 혜택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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