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은행 합병 물꼬 트이나… 은행 계열사 전산 통합 검토

정민하 기자 2023. 4.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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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대인 신임 회장이 취임한 BNK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전산을 통합할 길이 열리면서 오랜 과제였던 합병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권에선 빈 회장 취임을 계기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통합이 물꼬를 틀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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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금융, 경남은행 합병 추진했지만 무산
빈대인 회장, 경남은행장에 부산대 출신 발탁
BNK금융 “비용 절감 차원 검토…합병은 아직”
빈대인 BNK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예경탁 BNK경남은행장. /각사 제공

빈대인 신임 회장이 취임한 BNK금융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전산을 통합할 길이 열리면서 오랜 과제였던 합병 가능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금융지주 중 은행 2곳을 보유하고 있는 ‘투 뱅크(two bank)’ 체제인 곳은 BNK금융과 JB금융그룹뿐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 당국은 은행권 경영·영업관행·제도개선 실무작업반 회의에서 5대 시중은행 과점 체제 타파를 위해 지방은행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했다. 2개 이상의 지방은행을 자회사로 보유한 지방은행지주에 대한 정보기술(IT) 시스템 공동사용, 계열사 간 정보공유 완화 등이다. 현행법상 서로 다른 은행이 전산을 통합하거나 같은 시설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통합은 BNK금융이 지난 2014년 경남은행을 인수했을 때부터 지속해서 추진해왔던 의제다. 당시 BNK금융은 부산은행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경남은행을 인수했지만, 구성원 반발로 무산됐다. 이후 김지완 전(前) BNK금융 회장이 “임기 중 통합은행 출범에 대한 방향을 만들겠다”라고 했지만, 이때도 경남은행 노조가 격렬하게 반대해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금융권에선 빈 회장 취임을 계기로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통합이 물꼬를 틀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빈 회장은 1월 19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로 최종 확정된 직후 진행된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BNK금융 내부와 지역 여론 등을 들어보고 기회가 되면 입장을 정리해서 말씀드릴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며 두 은행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일례로 빈 회장은 차기 경남은행장으로 부산대 출신으로 은행 내 비주류에 속하는 예경탁 당시 부행장보를 발탁했다. 경남은행의 그룹 합류 이후 경남권 대학을 나오지 않은 임원이 행장이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일 취임한 예경탁 신임 행장은 1992년 BNK경남은행에 입행해 율하지점장, 인사부장, 카드사업부장, 동부영업본부장, 여신운영그룹장 겸 여신지원본부장 등을 지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부산은행은 부산에 있는 대학을 나온 인물이, 경남은행은 경남권 대학 출신이 행장을 맡아 왔다”면서 “그런데 부산대를 나온 예 행장이 취임하면서 경남은행 내 인사 기조가 바뀔 뿐 아니라 빈 회장 임기 내 통합 추진의 신호탄이 울린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BNK금융그룹 전경. /BNK금융그룹 제공

BNK금융 측은 당국 제안에 따라 비용 절감 차원에서 전산 통합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이 별도로 전산망을 각각 유지하는 데 매년 적지 않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또 두 은행을 합치면 자산 140조원 규모의 대형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DGB대구은행(73조원)의 약 두 배, 광주은행(29조원), 전북은행(23조원)의 6배가 넘는다.

한편 BNK금융과 더불어 ‘투 뱅크’ 체제인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통합을 전면 부인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지난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의 인수·합병(M&A)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전산통합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그렇지만 일차적으로 IT를 담당하는 부행장이 전북은행과 광주은행 모두 겸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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