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에 관심 있지만, 재투자가 귀찮은 당신을 위한 ETF
개인투자자 최모 씨는 퇴직연금(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을 배당 ETF 위주로 구성해왔다. 처음에는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분배금(ETF의 배당)이 들어오자마자 재투자하곤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귀찮다고 느끼면서 계좌는 방치 상태가 됐다. 이런 그에게 최근 한 지인이 TR ETF를 소개했다. 최 씨는 “분배금이 입금됐다는 문자가 처음 올 때만 해도 기뻤지만 이제는 다시 접속해 매매할 생각에 성가시다고 느끼곤 한다”면서 “TR ETF는 분배금이 바로 재투자되는 성격이라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토탈리턴(TR) 상장지수펀드(ETF)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해당 종목에 재투자하는 상품이다. 해당 ETF를 매도하기 전까지는 배당소득세(15.4%)가 이연되고, 배당 재투자로 인한 복리 효과까지 누릴 수 있다.
배당 ETF는 상품에 따라 다르지만 1년에 여러 차례 분배금이 입금된다. 보통 1, 4, 7, 10월 분배금이 입금된다. 월 배당 ETF의 경우 매달 분배금이 입금돼 1년에 12번 분배금을 재투자해야 하는 귀찮음이 있다.
TR ETF는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상장폐지설까지 제기됐지만,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이 유예되면서 다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당초 올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는 여야 간 합의 끝에 2년 유예한 2025년부터 시행하기로 확정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되면 TR ETF도 매년 결산 및 분배를 의무적으로 해야 해 배당 재투자의 장점이 사라질 예정이었다.
개인 투자자 B씨(30대 남)는 “원래 올해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되면 TR ETF를 다 매도해야 하나 했는데 2년 유예된다고 해서 요즘 더 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실제로 연금저축형 계좌에서 TR ETF를 많이 산다”면서 “분배금에서 세금을 계산하지 않고 곧바로 재투자할 수 있는 점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들도 한국에 투자할 때 TR형을 많이 매수한다”고 말했다.
일반 ETF보다 비용이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KODEX MSCI Korea TR ETF는 총보수가 0.09%에 불과하다. KODEX200 ETF와 KODEX KTOP30 ETF의 총보수가 각각 0.15%, 0.25%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낮다.
아직 종류가 다양하지 않다는 점은 운용사들이 개선해야 할 점이다. 대부분 대형주나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식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등 국내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KODEX Top5Plus TR’이 있고, MSCI가 발표하는 MSCI Korea Gross TR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TIGER MSCI Korea TR ETF, KODEX MSCI Korea TR ETF 등이 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TR ETF는 총 27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6월 선진국지수 편입을 도전하는데, 실제로 지수에 편입되지 않더라도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시장을 봤을 때 가장 각광받을 수 있는 지수가 MSCI TR 코리아지수”라고 말했다.
TR ETF는 올해 수익률이 양호하다. TIGER MSCI Korea TR ETF와 KODEX MSCI Korea TR ETF는 올해 들어 지난 7일까지 각각 12.6%, 13.1% 상승했다. KBSTAR 대형고배당10TR은 같은 기간 16% 넘게 올랐다.
그러나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또다시 TR ETF의 존폐설이 고개를 들 수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가 도입되면 TR ETF의 배당금 재투자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현재는 없는 매년 결산 및 분배해야 할 의무가 금융투자세 도입 후에는 생겨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TR ETF가 사라지면 대규모로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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