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 투입한다더니… 아직은 ‘양파’만 할인되는 내수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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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하나로마트 세종점.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달부터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마련한 농축산물 할인행사를 맞아 마트를 방문했다.
대형·중소형 마트와 지역 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농축산물을 구매할 때 20% 할인율로 1만원까지 할인 한다고 안내했지만, 실상은 양파 품목 하나만 할인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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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일·채소·정육 중에서도 할인되는 건 ‘양파뿐’
채소·가공식품 줄줄이 오르는데 물가 상승 막기 ‘역부족’
지난 7일 오후 세종특별자치시 하나로마트 세종점.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달부터 ‘내수 활성화 대책’으로 마련한 농축산물 할인행사를 맞아 마트를 방문했다. 과일, 채소, 정육 등 다양한 제품 중에서 농식품부의 할인 대상에 해당하는 품목은 양파뿐이었다. 3kg에 6980원인 양파는 ‘농축산물 할인쿠폰’을 적용하면 1400원 할인된 5580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채소·가공식품 등 식품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가중되자 농식품부는 이달부터 6월까지 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대형·중소형 마트와 지역 하나로마트 등 오프라인에서 농축산물을 구매할 때 20% 할인율로 1만원까지 할인 한다고 안내했지만, 실상은 양파 품목 하나만 할인되는 것이다. 할인 한도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우 1인당 일주일에 1만원까지, 전통시장의 경우 2만원까지다.
농식품부는 물가 부담이 있는 신선 농축산물이 할인 품목에 해당하고, 물가 추이에 따라 매주 품목이 바뀐다고 설명한다. 4월부터 6월까지 매주 바뀌는 할인 품목은 농식품정보누리 홈페이지 또는 마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농식품정보누리에 따르면 오는 19일까지 농축산물 할인지원 품목은 양파다. 이후 일정은 공지된 것이 없다.
정부가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은 이유는 경기가 침체하면서 서민경제도 한층 얼어붙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실생활에서 쉽게 체감하는 농·수산물 등 마트 물가와 가공식품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채소류 가격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13.8%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0월(21.6%)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수준이다. 품목별로는 양파(60%), 풋고추(46.2%), 파(29%), 오이(31.5%) 가격이 올랐다.
정부에서 가격 인상을 억제하고 있는 가공식품 물가도 9.1% 상승했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작년 1월(4.2%)에 4%대를 돌파한 이후 지난해 12월(10.3%)부터는 10%대를 넘어서는 등 지속해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밀가루(19.8%), 부침가루(18.7%), 라면(12.3%) 등이 동시에 오른 여파다.
빵과 도넛 등 먹거리 가격이 이달부터 줄줄이 인상되는 것도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더하고 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8일부터 빵과 케이크 등 50여종의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7.3% 인상할 예정이다. 작년 7월 가격 인상 이후 9개월 만에 또 올리는 셈이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크리스피크림도넛은 지난달 도넛 11종 가격을 평균 4.6% 올린 바 있다.
꺾인 소비에 대응하기 위해 내놓은 내수 활성화 대책이지만, 시민들이 체감하기 어렵다는 푸념도 나온다. 종촌동에 거주하는 김진희(39)씨는 “정부가 대대적으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내놓는다더니 할인 품목이 너무 적어 실망했다”면서 “농산물이나 축산물별로 할인하는 것도 아니고 딸랑 양파만 할인해주니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는 정부가 품목의 일부를 금액으로 보전해주는 ‘소비쿠폰’ 발행 효과가 미미하고 오히려 물가 불안정을 장기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소비쿠폰 발행으로 소액으로 다수에게 보편적인 지원을 하면 물가 자극만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취약계층에 집중 지원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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