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에 떨던 대전 아파트 완판, 왜?

이예슬 기자 2023. 4. 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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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반도체 산업단지가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몇 달째 미분양이던 아파트가 완판되는가 하면, 몇 년간의 급등장에도 집값에 큰 변화가 없었던 기존 단지가 크게 오르면서 저가 거래건은 속속 계약이 취소되고 있다.

그러다 정부가 지난달 15일 대전 유성구 교촌동을 나노·반도체 우주항공분야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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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반도체산단 호재에 '포레나 대전학하' 수혜
'한숨시티' 조롱받던 '한숲시티'도 급등세
'반짝' 열기일 수도…지나친 과열 경계해야

[서울=뉴시스] 포레나 대전학하 조감도. (이미지=한화건설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에서도 반도체 산업단지가 인근에 위치한 아파트들은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몇 달째 미분양이던 아파트가 완판되는가 하면, 몇 년간의 급등장에도 집값에 큰 변화가 없었던 기존 단지가 크게 오르면서 저가 거래건은 속속 계약이 취소되고 있다.

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대전 유성구 학하동에 들어서는 1754가구 규모 '포레나 대전학하'가 최근 미분양 물량을 모두 털어냈다. 계룡산 자락에 둘러싸인 이 일대는 대전에서도 개발이 안 된 지역에 속한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주택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지난해 말 분양일정에 돌입한 이 단지의 초기분양률은 40%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정부가 지난달 15일 대전 유성구 교촌동을 나노·반도체 우주항공분야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로 선정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포레나 대전학하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문의 전화가 빗발치더니 미계약분이 다 팔린 것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가 구축될 예정인 용인 처인구 남사읍 일대도 들썩인다. 용인 외곽이라 개발이 더뎠던 이 지역의 대장주는 'e편한세상 용인한숲시티'다. 2015년 분양 당시 무려 6700여 세대 중 절반 가량이 주인을 찾지 못했고, 수분양자들이 '마이너스 피'를 붙여 던지면서 '한숨시티'라고 조롱받기까지 했던 단지다.

실거래가 기준 올 초 전용면적 84㎡가 3억2000만원(4단지 21층)에도 팔렸는데, 정부의 개발계획이 발표된(3월15일) 이후인 29일 4억8000만원(6단지 25층)까지 뛰었다. 올해 체결된 거래 중 30건 가까이는 계약이 취소됐다.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배액배상을 감안하고라도 더 비싸게 팔겠다는 매도자들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산업시설이 이미 갖춰진 지역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거둔 분양단지가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가 있는 평택고덕신도시에서 지난달 분양한 고덕자이 센트로는 평균경쟁률 45.3대 1, 최고 55.5대 1을 기록했다. 직주근접의 입지와 분양가상한제 적용으로 인한 저렴한 분양가가 흥행 배경으로 풀이된다.

일자리가 풍부한 지역은 꾸준히 수요가 발생해 부동산 시장에서 큰 호재로 여겨진다. 반도체 산업 수혜로 청약시장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었거나 집값이 오른 단지들은 이 같은 측면에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하지만 산업단지 후보지에 실제로 인프라가 구축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리는 만큼 과열된 분위기에 휩쓸리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정부 발표 이후 발빠르게 움직인 단타 세력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분양단지의 경우)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사람들이 분양받는 경우도 있겠지만 상당수는 짧은 시간 안에 매도해 차익을 남기려는 목적으로 보인다"며 "최근 부동산 규제 완화로 단타 투자가 원활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shley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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