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웅이 준 기회' 제발 재밌는 공격축구 좀 해주세요[이재호의 할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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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다.
하지만 이럴 때 선수들에게 공격축구를 주문하고 내려서지 않고 박진감있는 축구를 요구하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한 일이다.
감독들이 재밌고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면, 그것도 이렇게 일반적인 K리그 관중 외의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아올 때 그렇게 해준다면 그게 한국 축구를 위한 일이다.
공중파 생중계나 이렇게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야말로 그동안 축구에 관심 없던 이들을 끌어들일 절호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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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기회다. 기회는 왔을 때 잡아야 한다. 가수 임영웅이 FC서울과 대구FC, 그리고 K리그에 기회를 줬다. 임영웅을 보러 온 사람들 중 10분의 1이라도 다시 경기장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승부도 중요하지만 정말 재미있고 박진감 넘치는 축구로 '다시 보고 싶은', '다시 오고 싶은' 축구경기를 만들어줘야 할 서울과 대구다.
서울과 대구는 8일 오후 4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6라운드 경기를 가진다.
이 경기가 관심받는 이유는 바로 가수 임영웅이 시축과 공연을 하기위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기 때문이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처음에 가수 임영웅의 매니저로부터 먼저 시축을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고 깜짝 놀랐다"라며 "여러 구단에서 '임영웅 모시기'에 나섰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먼저 제의가 와서 믿기 힘들었다"고 설명했다.
'미스터트롯' 우승자로 대중에 알려진 이후 중장년층의 절대적 지지를 얻고 있는 임영웅은 단연 한국 최고 가수 반열에 올라있다.
축구를 좋아하는걸로 유명한 임영웅이 먼저 시축을 제안하고 이 사실이 알려지자 난리가 났다. 예매시작 30분만에 2만5000여장의 입장권이 판매됐고 약 5만명 가량의 관중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료 관중 집계이래 3만2057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은 2019년 기록이 역대 최고지만 이번에 임영웅으로 인해 이 기록이 깨질 것이 유력한 상황.
물론 일부에서는 '어차피 임영웅을 보러 오는 관중들 아니냐'고 할 수 있지만 그들 중 10명 중 1명이라도 다시 서울이나 대구의 경기 혹은 또 다른 K리그 경기를 찾아오고 싶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려면 역시 경기가 재밌어야 한다. 박진감 넘치고 경기를 보면서 전율이 느껴지게 해줘야 한다. 많은 중장년층이 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중 한 번도 축구 경기를 직관해본 적이 없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들에게 축구가 얼마나 재밌고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인지 알려줄 기회다.
결국 양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야하고 서울 안익수 감독, 대구 최원권 감독이 내려서지 말고 과감하게 공격하고 부딪치게 전술을 짜줘야한다. 물론 감독들에게 있어 이기는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또한 이 경기에서 괜히 무리해서 가뜩이나 명줄이 짧은 감독직에 흠을 주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럴 때 선수들에게 공격축구를 주문하고 내려서지 않고 박진감있는 축구를 요구하는 것이 한국 축구를 위한 일이다. 한국 축구를 위하는건 멀리 있지 않다. 감독들이 재밌고 공격적인 축구를 한다면, 그것도 이렇게 일반적인 K리그 관중 외의 많은 사람들이 경기장을 찾아올 때 그렇게 해준다면 그게 한국 축구를 위한 일이다.
실제로 예전 한경기를 취재갔을때 모처럼 공중파 생중계가 잡힌 경기였음에도 감독들이 서로 내려앉는 전술만 가져와 '노잼'경기만 하다 거칠고 항의하는 모습만 나와 현장에서 모두가 한숨을 내뱉은 적이 있다. 그 경기를 마침 공중파로 본 사람은 'K리그 수준이 딱 이정도'라고 생각해도 할말 없는 경기였다. 그런 경기를 보고 나면 K리그가 보고 싶지 않다. 또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
공중파 생중계나 이렇게 특별한 이벤트가 있을 때야말로 그동안 축구에 관심 없던 이들을 끌어들일 절호의 기회다. 마침 임영웅이 서울과 대구, K리그에게 기회를 만들어줬다. 몫은 서울과 대구에게 달렸다. 선수들과 감독들 모두 공격적이고 박진감 넘치는 축구로 또 보고 싶은 한국 축구를 만들어야한다.
기회는 매번 찾아오지 않는다.
-이재호의 할말하자 : 할 말은 하고 살고 싶은 기자의 본격 속풀이 칼럼. 냉정하게, 때로는 너무나 뜨거워서 여론과 반대돼도 할 말은 하겠다는 칼럼입니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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