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다르다? 반전 성적으로 시즌 시작하는 타자들[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올해는 다르다는 각오일까. 초반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한 선수들이 있다.
2023시즌 메이저리그는 개막 2주차 일정에 돌입했다. 시즌 초반 의외의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졌고 개막전부터 난타전이 이어졌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에 시달리는 선수들도 속출했다. 개막 첫 주 메이저리그는 예측과는 다소 다르게 진행됐다.
아직 수치에 큰 의의를 두기 어려운 시기지만 초반 성적이 예상과 전혀 다른 선수들도 있었다. 현세대 최고의 타자로 손꼽히는 후안 소토(SD)는 4월 7일(한국시간)까지 개막 첫 7경기에서 .160/.300/.320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최고의 신인으로 손꼽혔던 마이클 해리스(ATL)는 7경기에서 .217/.280/.261 1타점에 그쳤고 포스트시즌을 달군 루키 제레미 페냐(HOU)도 7경기에서 .200/.294/.367 1홈런 4타점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반면 굉장한 성적으로 시즌을 시작한 선수들도 적지 않았다. 특히 지난해 아쉬운 성적을 쓴 선수들 중 올시즌 굉장한 초반 페이스를 보이는 선수들이 다수 있었다(이하 기록 4/7 기준).
가장 놀라운 선수는 역시 7일까지 메이저리그 전체 OPS 1위를 기록한 브라이언 앤더슨(MIL).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논텐더 방출된 후 밀워키에 입단한 앤더슨은 6경기에서 .500/.565/1.056 3홈런 10타점의 맹타를 휘둘러 밀워키 타선을 이끌고 있다. 앤더슨은 댄스비 스완슨(CHC)과 함께 7일까지 규정타석을 소화하며 5할 타율을 기록한 단 두 명 뿐인 타자다.
또 한 명의 놀라운 선수는 뉴욕 양키스의 글레이버 토레스다. 토레스는 첫 6경기에서 .421/.560/.789 2홈런 6타점 5도루를 기록했다. 벌써 2018년 144경기에서 기록한 도루와 같은 수의 베이스를 훔친 토레스는 메이저리그 전체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다. 삼진을 두 개 밖에 당하지 않으면서 볼넷을 6개나 골라낸 토레스는 이제껏 받아온 선구안에 대한 아쉬운 평가를 시즌 초반 완벽하게 뒤집고 있다. 원래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였지만 시즌 초반 페이스는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수준. 양키스 팀 내 입지가 계속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절박함을 느낀 듯한 모양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맷 채프먼도 상상하기 어려운 고타율을 기록 중이다. 채프먼은 7경기에서 .481/.517/.704 7타점을 기록하며 5할에 가까운 정교함을 보이고 있다. 30홈런을 기록할 장타력은 있지만 타율 2할 5푼을 기록할 정교함은 없는 타자였던 채프먼은 시즌 초반 엄청나게 정교한 중장거리 히터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외야의 구원투수로 선택한 노장 애덤 듀발도 초반 기세가 대단하다. 6경기에서 .458/.536/1.042 3홈런 12타점을 기록하며 전체 타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채프먼과 마찬가지로 장타력은 있지만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으며 타율이 매우 낮은 타자였던 듀발은 마치 34세 나이에 타격의 눈을 새로 뜬 듯한 모양새다.
지난해 최악의 부진을 겪은 끝에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한 시즌만에 사실상 '퇴출'을 당한 제시 윈커(MIL)도 맹활약 중이다. 신시내티 레즈에서 5시즌 동안 .288/.385/.504 66홈런 190타점을 기록한 윈커는 지난해 시애틀로 이적했지만 136경기에서 .219/.344/.344 14홈런 53타점의 낙제점 성적을 기록한 뒤 올시즌을 앞두고 헐값에 밀워키르 트레이드됐다. 윈커는 시즌 첫 6경기에서 .333/.409/.444 7타점으로 활약하며 시애틀의 속을 쓰리게 만들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내야 기대주 듀오도 초반 기세가 무섭다. 단축시즌 데뷔해 활약한 뒤 2021-2022시즌 실망스러웠던 알렉 봄은 시즌 첫 6경기에서 .350/.458/.600 1홈런 3타점 3볼넷 4삼진을 기록해 쾌조의 출발을 선보이고 있다. '똑딱이'에 가까운 타자로 한계를 맞이하는 듯했던 봄이지만 시즌 초 활약은 다르다. 지난해 데뷔한 브라이슨 스탓도 6경기에서 .435/.458/.565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물론 이제 겨우 개막 일주일이 지난 만큼 이 선수들이 지금의 타격감을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타격 사이클은 기복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아무리 뛰어난 타자라도 현대 야구에서 시즌 4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만 뛰어난 페이스로 기분좋게 시즌을 시작한 만큼 얼마나 사이클의 기복을 줄일 수 있느냐가 올시즌 성적을 결정할 수 있다.
기대를 뛰어넘는 모습으로 시즌 첫 주를 보낸 타자들이 과연 지난해와 확연히 다른 시즌 성적표를 받아들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글레이버 토레스)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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