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돈으로 하는 게 아냐…돈만 탐내면 장사꾼" SK의 DNA

최경민 기자 2023. 4. 8.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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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창립 70주년을 맞은 SK그룹은 자신들의 DNA를 이 두 단어로 설명했다.

SK는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을 내며 70주년에 무게를 줬는데, 그 이름이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였다.

"우리는 미래를 샀다."(최종현,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할 때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에 일침하며)━'지성'의 DNA인재보국 경영철학━SK의 인재경영 기조 역시 형 최종건 창업회장부터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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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70주년,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SK그룹 70주년,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

1969년 폴리에스터 원사 공장 준공식에서 최종건 창업회장(오른쪽 3번째)과 최종현 선대회장(오른쪽 2번째) /사진=SK

'패기'와 '지성'

8일 창립 70주년을 맞은 SK그룹은 자신들의 DNA를 이 두 단어로 설명했다. SK는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 형제의 어록집을 내며 70주년에 무게를 줬는데, 그 이름이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였다. 약 10개월 동안 자료 1만5000장을 분석해 두 회장의 어록 250개를 선정했다.

'패기'는 맨손으로 그룹을 일궈낸 형 최종건 창업회장을, '지성'은 미래에 대한 혜안으로 사업을 키운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을 뜻한다. 여기에 또 다른 의미 역시 부여할 수 있다. '패기'는 1953년 직물 업체로 시작해 에너지·석유화학·이동통신·이차전지 업체로 성장해온 SK의 개척 정신을, '지성'은 70년 동안 이어져온 SK 특유의 인재경영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패기'의 DNA…신사업에 대한 공격적 접근
SK의 개척 정신은 현재 진행형이다. SK는 현재 200개가 넘는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압도적인 국내 재계 1위다. 수소 , 재활용, 친환경, 바이오, 배터리,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 신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다보니 계열사가 늘어난 결과다. 신사업에 대한 패기 넘치는 접근이라는 DNA는 다음과 같은 두 회장의 어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사업은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아이디어와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추진력만 있으면 자금은 저절로 들어오게 돼 있다. 시장은 개발하지 않은 황무지와 같아서, 먼저 첫 발을 들여놓는 사람에게 유리하게 돼 있다."(최종건, 1956년 제3공장 건설을 앞두고)

"성공하는 리더는 꿈의 한계를 두지 않는다."(최종건, 1960년대 초 원사 공장 설립을 구상하며)

/사진= '패기로 묻고 지성으로 답하다' 캡처

"이윤을 많이 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자체적인 기술 개발이다. 이것을 게을리한다면 한국 기업은 언제까지나 낙후할 수밖에 없다."(최종현, 1975년 폴리에스터 필름 개발을 결심하며)

"기업은 창조적인 노력을 통해 경쟁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어야 한다.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서는 적은 이윤과 치열한 경쟁만 있을 뿐이다. 미개척 분야에 뛰어드는 것이 이익을 많이 내고, 국가적 차원에서도 매우 바람직하다."(최종현, 1982년 신제품 개발 중요성을 강조하며)

"개발 사업이란 10년이고 20년이고 꾸준히 노력해야만 성과를 얻을 수 있다. 실패했다고 해서 사람을 문책해서는 안 된다. 실패에 대해 아무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는 정책적인 배려가 있어야 한다."(최종현, 1984년 석유 개발 사업을 보고받고)

"돈을 벌기 위해서 사업을 하는 사람은 장사꾼이다. 돈 이외의 목적으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 진짜 사업가다. 나는 돈만을 탐내는 장사꾼이 되고 싶지는 않다."(최종현, 1987년 유전 개발에 대해 얘기하며)

"우리는 미래를 샀다."(최종현, 19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할 때 '너무 비싼 값에 샀다'는 여론에 일침하며)
'지성'의 DNA…인재보국 경영철학
SK의 인재경영 기조 역시 형 최종건 창업회장부터 비롯됐다. 그의 경영철학은 "기업을 일으키는 데 있어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였다. 선경직물 창립 이후 야근이 이어지는 날에는 직원들과 막걸리에 마른 오징어, 혹은 껌·알사탕 등을 나눠 먹었다. 주머니 속에는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에게 나눠줄 양복과 구두 티켓이 항상 있었다 한다.
최종건 SK 창업회장/사진=SK 유튜브
동생 최종현 선대회장은 인재보국(人才報國, 인재를 키워 나라에 보답한다)을 경영철학으로 삼았다. "사람을 믿고 기르는 것이 기업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는 말 역시 자주했다고 한다. SK가 1973년부터 50년 동안 '장학퀴즈'를 단독후원하며 중시한 이유다. 최 선대회장은 1974년 민간기업 최초의 장학재단인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두 회장은 이처럼 '지성'을 갖춘 '인재'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다음 어록들을 보면 이를 더욱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기업의 목표는 더불어사는 많은 사람들의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다."(최종건, 1953년 선경직물 창업을 선언하며)

"저 공장은, 저 재산은 제 개인의 것이 아니고 국민의 것이다. 즉 직원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이요, 회사의 발전은 국가의 발전이다."(최종건, 1969년 동창회 모임에서)

"인사 관리를 어떻게 잘 해내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 사장 자신이 아랫사람을 믿을 수 있도록 행동해야 한다."(최종건, 1973년 언론보도)

"우리나라가 지금은 변방의 후진국이지만 인재 양성 100년 계획에 따라 고도의 지식산업사회를 목표로 일등 국가, 일류 국민으로 발전해 나가면 기필코 경제 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나라는 그때쯤이면 지적 역량이 모자라 발전이 더딜지도 모른다. 지금부터 세계적 학자를 키워야 한다."(최종현, 1974년 한국고등교육재단을 설립하며)

"기업 경영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첫째도 인간, 둘째도 인간, 셋째도 인간이다. 사람을 사람답게 다룬다는 기본 원칙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기업은 문자 그대로 사람이 업을 기획하는 것이다."(최종현, 1980년 전경련 강연)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이 한국고등교육재단 장학생들에게 장학증서를 수여하고 있다./사진=SK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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