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전부터 '목숨걸고' 즐긴 세계 4대 진미
[편집자주]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우리 수산물.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중국 송나라의 문장가 소동파가 복어에 대해 한 극찬이다. 맹독이 있는 복어라 할지라도 맛봐야한다는 소동파의 문장은 국내 유명 만화인 '식객'에서도 소개돼 널리 알려졌다. 캐비어·트러플·푸아그라와 함께 세계 4대 진미로 불리는 복어의 명성이 어제오늘 일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자주복과 참복, 까치복, 황복 등 다양한 종을 통칭하는 복어는 분류학적으로 '척삭동물문-어상강-목어목-참복과'에 속하는 어종이다. 전 세계의 열대와 아열대 온대 해역에 서식하는데 가끔 기수역(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곳)이나 담수역에 사는 종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참복과 어류는 19속 130종이 있고 우리나라에는 6속 30종이 보고돼 있다.
위협을 느끼면 배를 부풀려 탁구공처럼 만든다고 해서 영어로는 글로브 피시(globe fish) 혹은 푸퍼 피시(puffer fish)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보고되는 복어 가운데 식용이 가능한 복어는 21종이다. 대부분 자주목과 황복, 검복, 까치복, 은밀복, 흑밀복 등이 식용으로 쓰인다.
복어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테트로도톡신'이라는 맹독 성분 덕이다. 대부분 복어가 알과 내장 피 등에 갖고 있는 이 신경성 맹독은 무색·무취·무미로 사람의 감각으로 구분할 수 없고 소량으로도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다. 대신 근육 통증 완화와 주름관리에 쓰는 '보톡스'의 주 성분으로 쓰이며 진통제와 진정제로 쓰기도 한다.
복어는 양식이 가능한 어종이다. 해면 양식은 대부분 경남 지역의 해상 가두리 방식이고 일부 제주지역에서 육상수조식 양식을 한다. 내수면은 염분적응성이 강한 황복을 주로 양식한다. 양식 복어의 경우 자연산 복어에 비해 독성이 약한 것이 특징이다. 양식에 따른 지난해 복어 생산량은 해면양식 기준 68톤으로 집계됐다. 2017년 21톤이었던 복어 양식량은 2021년 6톤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들어 급증했다.
복어는 다른 어종에 비해 성장이 느려 교잡기술을 이용한 '슈퍼황복'을 개발하기도 했고 최근 민간에선 '무독성 복어류 생산'기술이 신기술인증을 받기도 했다.
조선 후기의 학자 정약전 선생은 저서 '자산어보'에서 까치복을 언급, "심한 독이 있어 3월 이후에는 복어를 먹어선 안된다"고 설명했다. 허준의 '동의보감'에는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독이 있다. 허한 것을 보하고 습한 기운을 없애며 허리와 다리의 병을 치료하고 치질을 낫게 한다"고 효능을 소개했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선 황복을 설명하며 "간, 알에 독이 많으므로 깨끗이 씻어 미나리와 함께 끓이면 독이 없어진다"고 나온다. 강화 창후리에 조성된 황복마을에선 2000년대 초기 구하기 힘든 황복을 놓고 "대통령이 와도 없어서 못 준다"는 일화도 있다.
우리나라의 복어 소비형태를 분석해보면 복어를 좋아하는 연령과 성별은 40~50대 남성으로 나타났다. 맛과 건강, 숙취해소 등을 복어를 선호하는 이유로 꼽았다. 음식 별로는 수도권에선 회와 튀김이, 부산권에선 수육, 샤브샤브 등이 인기가 많았다. 회와 탕, 백숙, 껍질무침, 불고기 등 다양한 조리법이 가능한 수산물이다. 육류나 조류에 비교할 수 있을 만큼 탄력있는 육질이 일품인 만큼 회로 썰 땐 접시무늬가 비쳐보일 정도로 얇게 써는 것이 특징이다. 다만 복어독은 소량으로도 치명적인 데다 구분이 불가능하므로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요리사가 조리해야한다.
감수 = 강희웅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해양수산연구관
세종=김훈남 기자 hoo1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8천만원 롤렉스를 술에 풍덩…지상렬, 스윙스에 음주갑질 논란 - 머니투데이
- "남자들, 이효리 만나려 난리…난투극 벌여" 엄정화 증언 - 머니투데이
- 채정안, 1910만원 C사 팔찌 '11개월 할부'로 구입 "친구들 다 있어" - 머니투데이
- 박수홍 아내 "김용호 공범들, 벌금형 처분…금융치료 받는다" - 머니투데이
- '칸 입성' 송중기, 번쩍 든 양손…주목받은 왼쪽 손가락 - 머니투데이
- 이승기, 처가 논란에 입 열었다…"♥이다인, 결혼 후 독립" 선긋기 - 머니투데이
- "집들이 온 친구 남편이 성추행"…한밤 홈캠에 찍힌 충격 장면 - 머니투데이
- 故송재림 SNS엔 "긴 여행 시작"…한달 전 '밝은 미소' 사진 보니 - 머니투데이
- 23살 지적장애 아들 씻겨주는 엄마…'모르쇠' 남편 "덩치 커서 힘들어" - 머니투데이
- 폭행설 부인한 김병만 "전처, 30억 요구…나 몰래 생명보험 수십개"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