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3월 신규고용 23만6000명…노동시장 둔화 확인

[파이낸셜뉴스]

미국 노동부가 7일(현지시간) 발표한 3월 고용동향에서 미 노동시장 둔화세가 공식 확인됐다. 지난해 5월 5일 일리노이주 다우너스그로브에 구인 광고판이 세워져 있다. AP뉴시스

미국의 노동시장 둔화세가 7일(이하 현지시간) 공식 확인됐다.

미 노동부가 부활절 연휴 첫날인 이날 공개한 3월 고용동향에서 신규고용 규모가 23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을 소폭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2월 신규고용 수정치 32만6000명에 비하면 9만명 급감했다.

실업률도 시장 예상을 밑돌았다.

임금상승률 둔화

CNBC에 따르면 다우존스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신규고용이 23만8000명, 실업률은 3.6%를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노동부는 신규고용이 23만6000명, 실업률은 3.5%로 한 달 전보다 0.1%p 내렸다고 밝혔다.

미 신규고용 규모는 2020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가 현재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이끌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는 임금 상승 동력이 약화하고 있음을 뜻한다.

임금은 3월에도 상승세를 탔지만 이전에 비해 상승률이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균 시급은 전월비 0.3%, 전년동월비 4.2% 상승했다. 전년동월비 상승률은 2021년 6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당 평균 노동시간도 34.4시간으로 줄었다.

예상에 근접

집리쿠르터 수석이코노미스트 줄리아 폴락은 “(고용동향) 모든 지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서 “지난 2년 동안 이번처럼 예상과 부합하는 수준의 지표는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비록 이날 주식시장이 문을 열지는 않았지만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뉴욕증시 시황을 가장 잘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선물은 0.2% 올랐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선물은 55p 상승했다. 다만 나스닥100 선물은 보합세를 보였다.

국채 수익률도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연준) 금리정책에 민감히 반응하는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1%p(10bp) 오른 3.93%, 기준물인 10년물 수익률은 0.08%p 상승한 3.37%를 기록했다.

5월 금리인상 종료

이번주 내내 노동시장 둔화를 가리키는 지표들이 공개된데 이어 이날 노동부의 고용동향으로 이 같은 고용 둔화세가 공식적으로 확인되면서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전망이 다시 힘을 받게 됐다.

판테온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 이언 셰퍼슨은 3월 고용동향이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충격을 온전히 반영하지는 못했다면서 고용주들이 미처 이에 대응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SVB 붕괴 이후 은행들의 대출기준이 강화되고 있고, 기업활동은 더 위축될 것이어서 향후 노동시장 흐름은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내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고,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뜻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다음달 2~3일 0.25%p 추가 금리인상을 끝으로 금리인상이 멈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