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 유대교, 성경 얘기 말고 오늘의 신생국가 이스라엘 이야기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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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이스라엘은 익숙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
2,000년 전 이스라엘과 탄생한 지 75년 된 신생국가 이스라엘을 혼동해 생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이민국가의 면모, 유대 정체성, 군대, 창업 정신, 미국과의 동맹, 생활 율법 등 7가지 키워드로 현재 이스라엘을 탄탄하고 풍성한 사실 관계로 읽어낸다.
유대 국가로서의 이스라엘과 민주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이 일치하는지 혹은 둘 중 무엇이 더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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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환 전 국정원 1차장 인터뷰
한국인에게 이스라엘은 익숙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다. 2,000년 전 이스라엘과 탄생한 지 75년 된 신생국가 이스라엘을 혼동해 생각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유대인을 머릿속에 그리기도 쉽지 않다. 구레나룻을 배배 꼬은 검은 정장의 정통파 유대인이 있는가 하면 할리우드 스타 나탈리 포트만이나 스칼릿 조핸슨도 유대인이다. 대형 서점에서 유대인 관련 책을 검색하면 '자녀교육' '역사' 등 한정된 주제의 도서만 쏟아진다.
'지금, 현재'의 이스라엘과 유대인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 같은 고민에서 최용환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은 책 '오늘의 이스라엘(세종서적 발행)'을 썼다. 그는 2018년에는 주이스라엘 특명전권대사로 임명돼 복무했고 30년간 국정원에 몸담은 뒤 2020년 은퇴한 해외 정보 분야 베테랑. 6일 서울 중구 한국일보사에서 최근 책을 출간한 최 전 차장을 만났다.
"이스라엘 대사 시절 한국에서 오신 손님들이 다양한 질문을 했어요. 그때마다 내놓았던 이야기를 엮어 이스라엘을 개괄하는 책을 썼습니다."
책은 성서 속의 이스라엘이 아닌 1948년 건국된 이스라엘을 소재로 한다. 팔레스타인과의 분쟁, 이민국가의 면모, 유대 정체성, 군대, 창업 정신, 미국과의 동맹, 생활 율법 등 7가지 키워드로 현재 이스라엘을 탄탄하고 풍성한 사실 관계로 읽어낸다.
"한국 사람들은 모든 유대인은 똑같이 생각할 것이라 여기지만 한 걸음 들어가서 보면 유대인 안에서도 생각과 인식, 행동이 제각기 다릅니다."
이스라엘의 유대인은 총 네 그룹으로 분류된다. 율법을 가장 충실히 따르는 초정통파 '하레디', 강한 종교적 성향을 갖고 있지만 사회 변화에 있어서는 보수적이지 않은 '다티', 전통적 양식은 따르지만 현대식 생활 방식을 추구하는 '마소르티', 종교적 가르침을 지키지 않는 세속 성향의 '힐로니'. 가장 보수적인 그룹과 진보적인 그룹 사이의 인식 차이는 무척 명확하다. 법 체계 또한 과거부터 내려오는 종교법과 세속법이 존재하는데 하레디는 종교법을, 힐로니는 세속법을 우선시한다. 병역 특례 등 사회 이슈를 놓고 서로 반목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최 전 차장은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을 '유대 국가'와 '민주 국가'로 설명한다. 유대 국가로서의 이스라엘과 민주 국가로서의 이스라엘이 일치하는지 혹은 둘 중 무엇이 더 우선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이다. 특히 정치적으로 보수거나 종교적 성향이 강한 '우파 그룹'과 정치적 중도, 좌파거나 세속적인 '좌파 그룹'은 이에 대한 현격한 인식 차를 보인다. 정치와 종교가 뒤섞였을 뿐 아니라 전 세계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대규모 이주해 만든 국가라 문화적 배경도 제각기 다르다. 아랍 인구도 21%나 된다.
몇 페이지만 넘겼을 뿐인데 최근 50만 명의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민주주의 수호'를 외치는 이스라엘의 사회상이 씨줄과 날줄로 촘촘하게 직조돼 현 상황의 이해를 돕는다. 이스라엘에서는 지난해 말 역사상 가장 극우적인 형태로 집권한 네타냐후 정권이 사법권 장악을 시도하고 있고 시민들은 총파업을 선언하며 거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팔레스타인에 대한 초강경 대응으로 역내 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지금 시위는 우파 연립정권의 사법권 장악 시도 반대뿐 아니라 '민주주의' 가치를 우선시하는 리버럴한 시민들이 이스라엘의 우경화에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라고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종교가 현실을 장악하는 것을 막으려는 거죠. 하나의 관점을 고수해서는 오늘의 이스라엘을 결코 이해할 수 없습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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