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영남' 편중 시선 속 與 원내사령탑 오른 윤재옥... 거야 극복할 수 있을까
지지율 하락세에 '잡음 최소화' '협상력' 숙제
'영남권, 판사·검사·경찰 출신' 지도부 우려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7일 신임 원내대표로 3선의 윤재옥(대구 달서을) 의원을 선출한 것은 당 지도부 영남 편중이라는 외부의 우려 섞인 시각보다는 윤석열 대통령과 손발이 맞는 안정적 원내 지도부 배출을 우선시한 결과로 풀이된다. 총선을 1년 앞두고 윤 대통령을 간판으로 내세워 총선을 치러야 승리할 수 있다며 당정 일체를 강화해 온 최근 여당 재편 흐름의 완결판이라고 할 수 있다.
원내수석부대표 경험한 '안정감' 주효
실제로 역대로 보수당이 대표와 원내대표, '투톱'에 영남권과 수도권 출신을 함께 배치하면서 지역적 균형을 맞춰왔던 전략은 이번 경선에서 작동하지 않았다. 당대표 경선에 이어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수도권 사정을 잘 아는 이가 지도부에 들어서야 한다는 '수도권 대표론'은 깨졌다. 심지어 정책위의장(PK)까지 포함하면 당대표(PK), 원내대표(TK) 등 당 지도부가 영남 일색이라는 부담도 개의치 않았다. 원내대표 경선 후보 2명 모두 친윤석열계라는 점에서 누가 돼도 무방하다는 분위기가 있긴 했지만, 총선 승리를 위해선 당정 협력의 공고화가 더 중요하다는 의원들의 인식이 표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원내대표도 선출 이후 TV조선 인터뷰에서 "지도부의 지역 분포보다는 정책 방향과 정치적 지향점을 어디에 둘 것인지가 총선에서 중요한 지점"이라고 말했다.
후보의 경쟁력 차원에서 들여다보면 윤 원내대표의 안정감이 상대적으로 이런 콘셉트에 더 부합했던 것으로 보인다.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은 경험이 있고, 전략가적 면모가 비교적 강하다는 점이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의원총회에서도 "(20대 국회) 당시 김성태 원내대표가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시켰지만, 실무 협상은 제 몫이었다"며 야당과 협상 경험을 강조했다. 영남 지역 한 의원은 "미세한 차이로 마음을 정해야 하는 선거였는데, 막판으로 갈수록 '보다 무게감 있게 원내 운영을 할 사람은 윤재옥'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늘었던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지율 하락세 속 '잡음 최소화' '野 상대 전략' 과제
이런 기대감 속에 선출된 만큼 윤 원내대표로선 수도권 및 중도층의 지지를 확보해 당이 직면한 위기를 극복하는 게 최우선 과제다. 지난달 김기현 대표 체제가 출범했지만 현재 당 지지율은 컨벤션 효과에 따른 상승은커녕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친윤 일색의 당직 개편에 대한 우려가 있는 가운데 당 지도부에서 나온 잇단 실언이 여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윤 원내대표가 내놓은 해법은 안정적 원내 운영이었다. 그는 당선 인사에서 "적어도 원내 일로 김 대표가 걱정하는 일은 없도록 단디(제대로)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의원들 동그라미, 세모 표시한 리스트 다 찢어버리겠다"고도 했다. 원내대표 경선에 도전한 후보들은 지지 여부에 따라 동그라미, 세모, 곱표 표시를 한 의원 리스트를 만들곤 하는데, 이를 잊어버리고 원팀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3대 개혁(노동·교육·연금), 정부조직 개편 등 윤석열 정부의 국정 과제를 뒷받침하는 동시에 거대 야당의 '입법 공세'를 극복하는 것도 중차대한 숙제다. 현재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결 외에도 간호법 제정안, 방송법 개정안, '노란봉투법', '50억 클럽' 및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민주당이 의석수를 앞세워 밀어붙이고 있는 쟁점 법안이 쌓여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협상은 숫자도 중요하지만, 절차, 전례도 많이 알고, 깊은 고민을 가져가면 협상의 이니셔티브(주도권)를 쥘 수 있다"며 "판단 착오 없이 디테일까지 챙기는 원내 전략으로, 115석으로 169석을 뛰어넘는 협상의 전략과 지혜를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윤 원내대표는 다음 초 민주당 지도부를 만날 계획이다.
한편 윤 원내대표의 합류로 국민의힘 지도부가 수사·사법 기관 출신들로 채워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윤 원내대표와 당 3역 중 한 명인 이철규 사무총장은 경찰 출신이다. 김 대표는 판사 출신이며, 유상범 수석대변인과 김재원 최고위원은 검사 출신이다.
정준기 기자 j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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