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1월보다 적자 줄어… 일등공신은 ‘해외 투자기업 배당금’
배당수지 23억5000만달러 흑자
11년만에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2개월 연속 적자가 났지만, 한국 기업이 해외 투자로 벌어들인 배당소득은 2개월 연속 흑자를 봤다. 이 배당소득 때문에 그나마 경상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배당수지는 23억5000만달러(약 3조1000억원) 흑자였다. 한국 기업이 해외에 투자해 배당으로 번 돈이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받은 배당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배당흑자가 없었으면 경상적자는 28억7000만달러(약 3조7900억원)였을텐데, 그나마 배당흑자가 더해져 5억2000만달러(약 6900억원)로 축소됐다.
지난 1월 배당흑자는 58억3000만달러로 1980년 통계 집계 이래 43년 만의 최대였다. 배당흑자가 없었다면 사상 최대였던 1월 경상적자(-42억1200만달러)는 100억달러를 넘을 수도 있었다.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배당흑자는 주로 삼성전자 등 주요 기업들의 해외 법인이 본사로 배당금을 송금했기 때문에 발생했다. 그 동안 ‘제조업 공동화’, ‘고용 없는 성장’ 등 비판을 받은 해외 공장(법인)이 역설적으로 경상적자를 줄여준 것이다.
삼성전자 해외법인들은 1~2월 두달 동안 50억달러를 국내 본사에 배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든 국내 기업의 해외 법인들이 보낸 배당액(81억7800만달러)의 61%에 달한다.
해외법인의 배당이 늘어난 것은 정부가 법인세 제도를 고쳤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기업이 해외에서 거둔 소득에 대해 현지에서 세금을 내면 국내에서 과세하지 않는 방식으로 법인세 체계가 개선됐다. 종전에는 현지에서 낸 세금만큼만 빼주고 나머지는 국내에서 세금을 내야 했는데 이를 바꾼 것이다.
정부는 당장 세수가 좀 줄더라도 해외에 떠도는 자금이 국내로 들어와 투자로 이어지는 효과를 기대한다. 이렇게 국내로 돌아온 돈으로 투자가 일어나면 결국 세수가 늘 것으로 본 것이다. 또 기업들이 달러를 국내로 들여오면 환율도 안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작년 11월초만 해도 1400원을 웃돌던 원달러 환율은 연초에 1200원대로 하락(원화 강세)했다.
류상윤 울산대 교수는 “배당·이자 소득을 포함하는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커지는 구조가 선진국형이다”며 “하지만 한국 경제는 주력이 수출이기 때문에 무역흑자를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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