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도서관] 크르릉 쿵쿵쿵 거침없이 씩씩한 우리 아빠는 ‘까끌까끌사우루스’
공룡 아빠
김완진 그림·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48쪽 | 1만5000원
아빠는 늘 피곤한가 보다. 일요일 오후 TV 보는 아이 곁에서 졸던 아빠는 엄마표 잔소리를 한바탕 듣고야 부스스 일어난다. “아들, 아빠랑 뒷산 갈까?” 아이는 마냥 신난다. “아빠, 산에 공룡 알도 있어?” 후다닥 뛰는 아이와 느릿느릿 걷는 아빠가 함께 뒷산에 오른다.
아이는 힘세고 커다란 공룡이 제일 좋다. 뒷산 숲길은 아이가 꿈꾸는 공룡들로 가득 찬 세상. 흙 묻는다며 못 만지게 하는 지렁이도, 물린다며 가까이 못 가게 하는 개미떼도, 아이 눈엔 꼬물꼬물 작은 공룡들 같다. “아빠! 여기 공룡 알 있어!” 그제야 아빠가 고개를 끄덕인다. “와, 공룡 알이네. 그런데 가져가면 엄마한테 혼날 텐데….”
몰래 숨겨온 공룡 알을 밤새 덥혀준 아침, 아빠 자리였던 거실 소파에 작은 공룡 한 마리가 나타났다. 아빠 턱수염처럼 까끌까끌해서 이름은 ‘까끌까끌사우루스’. “좀 더 컸으면 좋겠어!” 맘껏 목말도 타고, 푹신한 배 위에서 방방 뛰어 보고도 싶은 아이의 소원이 이뤄진 걸까. 공룡이 엄청난 속도로 자란다. 온 동네가 시끌벅적해진다.
아이 눈높이에서 함께 봐야 보이는 것들도 있다. 공룡은 엄마처럼 잔소리도 않고, 아빠처럼 지친 채 집에 돌아오지도 않는다. 양치를 잘 안 해서 입냄새가 나도, 잘 때 드르렁 코를 골아도 괜찮다. 종일 함께 뒹굴며 칼싸움에 숨바꼭질도 하고 싶다. 마음껏 소리 지르며 방방 쿵쿵 함께 뛰고 싶다.
아이 눈에 아빠는 세상 가장 크고 힘센 존재. 아빠를 생각하는 아이의 마음이 애틋하다. 아빠가 공룡처럼 거침없이 씩씩하기를, 종일 제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 놀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아이다운 상상력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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