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전환 빨라지니 골! 골!… 기세 솟는게 느껴진다”

김정훈 기자 2023. 4. 8.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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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氣勢)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의 이민성 감독(50)에게 시즌 초반 선전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2015년 이후 8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한 대전은 이번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3승 2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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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패행진 돌풍’ 대전 이민성 감독
강철체력 바탕 화끈한 공격축구… 열성적인 응원에 선수들 기 살아
승격 첫해 초반 3승2무로 2위… “리그-亞챔스 우승 향해 계속 진화”
8년 만에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로 승격한 대전은 올 시즌 개막 뒤 5경기 무패(3승 2무)를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0년 12월 대전 지휘봉을 잡은 이민성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 있게 경기를 하니 기세가 점점 더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프로축구 대전 구단 제공
“기세(氣勢)다.”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1부 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대전의 이민성 감독(50)에게 시즌 초반 선전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2015년 이후 8년 만에 1부 리그로 승격한 대전은 이번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3승 2무를 기록하며 무패 행진 중이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5승)에 이은 2위다.

이 감독은 4일 전화 인터뷰에서 “K리그2(2부 리그)에 있을 때 대전은 승격이 목표였기 때문에 지면 안 되는 팀이었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은 패스 실수 하나도 부담스러워해 종종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1부 리그에서는 도전자 입장이다. 주눅 들지 말고 하고 싶은 것을 자신 있게 하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며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하니 기세가 점점 더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도 선수들 기를 살려주고 있다. 대전은 이번 시즌 3차례 안방경기에 평균 1만4000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 이 감독은 “팬들 덕분에 선수들이 ‘안방경기에서는 질 것 같지가 않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기세가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은 안방에서 치른 3경기에서 2승 1무를 기록했다.

이 감독은 기세와 함께 선수들의 체력을 언급했다. 90분 내내 지치지 않고 뛸 수 있는 체력이 있어야 활발한 공격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수비수로 두 경기를 뛴 이 감독은 “지키는 축구로는 승점을 쌓을 수 없다. 나는 수비수들에게도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주문한다”며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한 공격적인 축구가 대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은 5경기 11골로 울산과 함께 팀 득점 공동 1위다.

이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태국에서 진행한 전지훈련 때 선수들의 체력을 끌어올리는 데 많은 공을 들였다. 이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선수들은 경기가 끝날 때까지도 지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경기 종료 직전에 골도 자주 나왔다”고 했다. 대전은 1일 서울과의 경기 후반 43분에 상대 골망을 흔들며 3-2로 승리했다. 지난달 19일 수원전에서는 후반 44분과 추가시간에 터진 연속 골로 3-1 승리를 거뒀다. 지난달 4일 인천과의 경기에선 후반 43분에 3-3을 만드는 동점골을 터뜨리며 패배를 면했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인 1997년 일본과의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최종예선 경기에서 후반 막판 역전 골을 터뜨려 한국의 2-1 승리를 이끈 ‘도쿄대첩’의 주역이다. 이 감독은 2010년 실업축구 리그 팀 용인시청에서 플레잉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중국 프로축구 광저우와 창춘 야타이, K리그 강원 전남 울산 등에서 코치 경험을 쌓았다. 2018년 23세 이하 국가대표팀 코치로 합류한 그는 그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 남자 축구 금메달에 힘을 보탰다. 2020년 12월 대전에서 사령탑으로 데뷔한 이 감독은 “아직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상대 팀들이 우리 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시즌 후반이 되면 선수들의 체력적인 부담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리의 목표는 1부 리그 잔류”라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1부 리그 잔류라고 했지만 이 감독은 장기적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는 “국가대표팀과 K리그를 오랫동안 후원하고 있는 하나금융그룹이 2020년 대전을 인수했다”며 “그런 만큼 앞으로는 K리그에서 우승도 하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는 팀으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감독은 “그러려면 선수들이 잘해줘야 한다”며 “나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고 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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