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中·러간 갈등이 세계 공급망 붕괴시켜
채민기 기자 2023. 4. 8. 03:03
솔드아웃
제임스 리카즈 지음|조율리 옮김|RHK|360쪽|2만2000원
빵이 품절되지 않으려면 밀 농가부터 빵집까지 공급 사슬이 이어져야 한다. 밀을 재배할 농기구, 오븐의 전자 부품도 필요하니 실제로는 훨씬 복잡하다. 공급 사슬은 촘촘한 그물처럼 세계를 연결하고 있으며 그것이 곧 세계라고도 할 수 있다.
공급망이 너무 방대하면 어딘가 구멍이 나기 마련이다. 미국의 금융 저술가인 저자는 이미 붕괴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최대 위협은 서방과 중국·러시아의 갈등이다. 트럼프 정부 들어 미·중이 관세 전쟁을 벌였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원자재 가격이 뛰었다. 지정학적 불안이 세계 공급망에 타격을 준다.
민주주의 국가들끼리 더 안정된 ‘공급 사슬 2.0′을 구성하자고 제안한다. 이익 앞에선 적(敵)과도 손을 잡는다는 반론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칩4(한·미·일·대만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복원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경제적 실익을 넘어선다. 경제와 지정학의 논리를 분리할 수 없다는 논지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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