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계 노벨상’ 4관왕 전집… 국내 초역 작품만 40편
로버트 A 하인라인 중단편 전집
고호관 외 5명 옮김|아작|전10권|각권 2만4800원|세트 20만원
로버트 A 하인라인(1907~1988)의 중단편 소설 59편이 전집으로 완역 출간됐다. SF계 노벨상인 ‘휴고상’을 네 번 받은 SF 소설의 거장이나, 국내에 소개된 그의 작품은 많지 않았다. 이번 책에 묶인 작품 중 40편이 처음 번역됐다.
특히 전집의 1~4권에 해당하는 ‘미래사(Future History)’ 시리즈 24편이 돋보인다. 각 단편은 20~23세기 가상 시대를 배경으로 삼으면서 등장인물과 사건 등을 일부 공유하며 전개된다.
시리즈의 시작은 하인라인의 데뷔작 ‘생명선’(1939). 전기를 통해 사람의 수명을 알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으나, 기존의 사고방식을 뒤집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미국판 ‘봉이 김선달’을 그린 단편 ‘달을 판 사나이’(1950)는 그 뒷맛이 씁쓸하다. 억만장자 델로스 D. 해리먼은 달에 가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달과 관련된 여러 권리가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홍보해 수많은 이의 돈을 뜯고, 자신의 집까지 팔아 우주선을 개발한다. 달 탐사에 성공한 다음 이제 해리먼이 달로 향할 차례. 그런데 동료들이 그를 막아선다. 돈, 가족을 비롯한 현실의 제약이 꿈을 좌절시킨다.
원폭이 세상을 뒤흔들기 5년 전 그것을 소재로 발표한 단편 ‘폭발은 일어난다’(1940)처럼 일부 단편은 실제 이후의 미래와도 닮아 있다. 다만 하인라인이 그린 미래가 얼마나 정확한지보다는, 미래적 상황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위기를 이겨내고 살아가는지에 대한 통찰에 주목하며 읽을 때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미래사 각 단편을 정리해 1권에 실은 ‘연대표’가 긴 여정을 떠나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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