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새 원내대표 윤재옥… “巨野 폭주 막아낼 것”

조권형 기자 2023. 4. 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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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3선… 김기현 대표와 ‘영남 투톱’
국민의힘의 새 원내대표에 3선의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사진)이 선출됐다. 윤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109표 중 65표를 얻어 44표에 그친 김학용 의원(4선·경기 안성)을 누르고 새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지난해 대선 당시 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을 지낸 윤 신임 원내대표는 대표적인 친윤(친윤석열) 진영 인사로 꼽힌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 소감에서 “거대 야당 폭주를 민심의 힘으로 막아내 의회 정치를 복원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내년 총선을 의원 여러분과 함께 승리해 정권 교체를 완성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가는 길을 활짝 열겠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기회를 최대한 만들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새 원내 사령탑에 윤 원내대표가 뽑히면서 국민의힘 지도부의 ‘친윤-영남’ 색채는 한층 더 강화됐다. 김기현 대표는 울산,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경남 진주, 윤 원내대표는 대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한 여당 의원은 “지도부의 영남 편중이 우려되는 부분도 있지만 최근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대선 승리에 기여했던 윤 원내대표의 경험에 의원들이 표를 던진 것”이라고 했다.

윤 원내대표의 당선에 대통령실은 이날 “당정 간 조율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새로운 원내대표가 가세하면서 그런 흐름이 공고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정 간 새로운 협력을 다지는 협의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했다.

與지도부 빅3 모두 영남… 윤재옥 “공천 억울함 없게 하겠다”


윤재옥,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대선캠프 상황실장 지낸 윤재옥, 경찰 출신… “언행 신중” 평가
수도권 4선 김학용 상대로 승리
지도부에 판검사-경찰출신 포진


前-現 원내대표 ‘배턴 터치’ 국민의힘 윤재옥 의원(가운데)이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뒤 환하게 웃으며 전현직 당 지도부와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호영 전 원내대표, 윤 원내대표, 김기현 당 대표.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상황실장의 자세로 원내대표직을 수행하면서 거대 야당의 폭주를 힘으로 막아내겠다.”

국민의힘 윤재옥 신임 원내대표는 7일 선출 직후 “내년 총선에서 정권 교체를 완성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이뤄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해 대선 캠프 상황실장 당시 사용했던 야전침대를 선거공보물 표지에 내걸었다. 정권 교체를 바라던 간절함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다. 최근 각종 악재로 국민의힘이 휘청거리는 상황에서 여당 의원들은 윤 원내대표의 이런 뜻에 대거 표를 던졌다.

● 위기의 여당, 대선 승리 공신 선택

이번 여당 원내대표 선거가 1961년생 동갑내기로 나란히 친윤(친윤석열) 진영으로 꼽히는 김학용 의원과 윤 원내대표의 양자 대결로 치러지면서 “백중세가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개표 결과 윤 원내대표가 21표 차로 김 의원을 눌렀다.

이를 두고 의원들 사이에서는 “수도권 대표를 강조한 김 의원보다 과거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에서 성과를 냈던 윤 원내대표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여당 의원은 “윤 원내대표가 오늘 연설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상 전략, 원내 운영 방식, 대통령과의 소통, 공천에서의 역할 등 원내대표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아주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말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정견 발표에서 야당이던 2018년 원내수석부대표로 일하며 이른바 ‘드루킹 특검’ 여야 합의를 이끌어낸 것을 강조했다. 드루킹 특검으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구속됐다.

최근 이어진 당 지도부의 설화가 원내대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 초선 의원은 “윤 원내대표는 언행이 굉장히 차분하고 신중한 스타일”이라며 “최근 최고위원들의 구설이 이어지면서 위험 부담이 작은 원내대표를 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여기에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의 ‘친윤-검사 공천’에 대한 불안감도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공천에 억울함이 없도록 버팀목이 되겠다”고 했다. 사실상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물갈이를 막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또 당 지도부에 보수의 안방 격인 대구경북(TK) 출신이 없다는 점도 윤 원내대표가 낙승을 거둔 배경으로 꼽힌다.

● 與 내부에서도 당 지도부의 ‘영남 치중’ 우려

김기현 대표(울산), 박대출 정책위의장(경남 진주)에 더해 대구를 지역구로 둔 윤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당 지도부의 영남 치중은 더 강해졌다. 윤 원내대표의 당선에 따라 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9명 중 조수진, 태영호, 김병민 최고위원을 제외한 6명이 영남 인사로 채워졌다. 이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 3역이 모두 영남권으로 채워지는 사상 초유의 구도가 되었다”며 “부디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도 배려하는 그림으로 채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관계자도 “지금의 당 지도부 면면으로 중도층이나 수도권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또 당 지도부에 판검사, 경찰 출신이 포진한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대표는 판사 출신이고 이철규 사무총장과 윤 원내대표는 경찰 출신이다. 집권 여당의 입 역할을 하는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검사 출신이다. 비윤(비윤석열) 진영의 한 의원은 “당 지도부들끼리는 주파수가 잘 맞겠지만 그 주파수가 국민도 수긍할 만한 게 될 수 있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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