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폐교' 흉물 전락… 당신의 모교는 어떤 모습인가요? [TF포토기획]

남윤호 2023. 4. 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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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학령 인구 감소와 맞물려, 추억 속의 모교가 흉물스런 폐교의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활용되지 못한 폐교의 수는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가곡초와 같이 매각된 후 관리되지 않는 자산은 시·도교육청에서 집계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폐교의 숫자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유년기 추억 그대로 학교가 있을 순 없겠지만 흉물스럽게 방치된 폐교의 모습이 아닌 쓸모 있는 장소로의 활용 방안을 더 모색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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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모교는 어떤 모습인가요? 사진은 14년 동안 방치된 후 돌산365 가든으로 다시 태어난 여수 돌산중앙초등학교(왼쪽)와 폐교 후 26년째 방치돼 흉물이 된 경북 영양군 가곡초등학교의 모습이다. 이들의 2023년 현재 모습을 반반씩 붙여 비교해 보았다. /여수·영양=남윤호 기자

경북 영양군 일월면에 위치한 가곡초등학교. 이학교는 1948년 개교해 1998년까지 50년간 1950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후 폐교했다. 영양군은 해당 부지를 국가산채 클러스터 조성을 목적으로 매수했지만 사업은 전면 백지화된 상태로 폐교 후 26년째 방치돼 있다.

[더팩트ㅣ남윤호 기자] 인구 절벽·학령 인구 감소와 맞물려, 추억 속의 모교가 흉물스런 폐교의 모습으로 전락하고 있다.

경북 영양군 일월면에 위치한 가곡초등학교는 1948년 처음 개교해 1998년 폐교할 때까지 50년간 195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폐교 후 가곡초는 국가산채 클러스터 조성을 목적으로 영양군에 매각됐다. 10년 동안 추진된 해당 사업은 2020년 재조사 끝에 '타당성 없음'으로 결론짓고 전면 백지화됐다.

취재진이 찾은 가곡초 내부의 모습. 출입문은 모두 개방된 상태로 집기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다.

아직도 남아있는 누군가의 실내화.

폐교 문이 개방된 채 방치된 까닭에 내부는 쓰레기들로 가득하다.

폐자재들이 즐비한 운동장의 모습.

영양군은 "(국가산채 클러스터)사업 이후 이렇다 할 사업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향후 활용 계획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가곡초는 폐교 이후 26년째 방치되고 있지만 향후 활용 방안도 불투명한 셈이다.

여수 돌산읍에 위치한 금성초등학교의 모습. 금성초등학교는 1999년 폐교 후 23년간 활용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지방교육재정알리미가 고시한 폐교 자산은 2022년 기준으로 총 3,896개. 매각된 폐교와 임대·자체 활용 학교를 제외하면 351개 폐교가 방치된 상황이다.

수치상으로 봤을 때 활용되지 못한 폐교의 수는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가곡초와 같이 매각된 후 관리되지 않는 자산은 시·도교육청에서 집계하지 않아 사실상 방치된 폐교의 숫자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성한 잡초 사이로 '이승복 동상'이 보이고 있다.

목적 없이 방치된 폐교부터 한정적인 활용 목적과 사후 관리까지 개선해야 할 문제점들이 눈에 띈다.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선 '폐교재산을 교육용·사회복지·소득증대 시설 등' 용도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정의돼 있다.

경북 의성군 금성면에 위치한 상천초등학교의 모습. 상천초는 1951년 개교해 2493명의 졸업생을 배출, 2010년 3월 폐교했다.

또 임대·매각 주체인 시·도 교육감은 폐교재산 활용계획을 수립할 때 관계 지방자치단체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정의돼 있어, 관계 단체와 주민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마련해야 한다.
전남 여수의 돌산365 가든의 모습. 전라남도교육청은 '폐교를 지역민에게' 정책을 추진, 14년 동안 방치됐던 돌산중앙초등학교를 지역민의 쉼터로 탈바꿈 시켰다.

대부분 방치돼 있는 폐교들은 한정적인 활용 목적 외에도 좋지 않은 접근성, 높은 임대료, 노후된 건물, 지역 주민들의 동의 등 안고 있는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사계절 꽃밭과 산책로가 마련된 돌산365 가든, 학교 내부를 활용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돌산365 가든의 파손된 창문 너머로 옛 교실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전남교육청은 지난 2021년, 여수 돌산중앙초등학교를 '돌산365 가든'이라는 이름의 쉼터로 조성했다. 돌산중앙초는 2007년 폐교된 후 14년 동안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부지다.

알록달록한 색을 뽐내는 돌산365 가든은 사계절 꽃밭과 산책로가 마련돼 있지만 학교 내부까지 활용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다.

충남 당진에 위치한 한 사립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이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1993년 폐교된 초등학교를 임대해 시작한 해당 미술관은 30년째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교육부는 이 같은 문제의 해결책으로 지난 2020년 개정된 폐교재산의 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폐교를 야영장업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체험학습장, 노인 요양, 문화, 공공 체육 시설 등으로 활용됐던 폐교에 하나의 선택지가 늘어난 것이다.

예술 작품이 전시된 폐교는 원형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새로운 영감을 주는 장소로 변모해 있다.

을씨년스럽고 귀신이 나올 것 같은 폐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유년기 추억 그대로 학교가 있을 순 없겠지만 흉물스럽게 방치된 폐교의 모습이 아닌 쓸모 있는 장소로의 활용 방안을 더 모색해 볼 때다.

학교 운동장에 전시된 푸른 나무 설치 미술. 마치 폐교를 양분 삼아 뻗어나가는 뿌리를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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