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월 신규고용 23만6000명, 27개월만에 최저…“7월 경기침체 가능성 97%”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4. 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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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27만명 감원, 3년만에 최다
고용둔화發 경기침체 우려 커져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전망치 훌쩍
상업 부동산, 또다른 은행부실 뇌관
IMF총재 “은행위기, 안심할때 아냐”
뉴시스
미국 3월 신규 고용이 23만6000명으로 2020년 12월 이래 27개월만에 가장 낮아 노동 시장 둔화 조짐을 시사했다.

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3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이 23만6000명으로 전월(32만6000명·조정 수치)에 비해 6만 여명 줄었다. 다우존스 예상치(23만8000명)와 블룸버그 예상치(23만 명)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개월 평균치(33만4000명)와 비교해도 확연히 줄어든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평균 수준이 22만 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미 노동시장이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유통업 분야 신규 고용이 1만5000명가량 감소하는 등 둔화 조짐이 뚜렷하다는 평가다.

지난달 미 전체 감원 규모도 전년 동월 대비 300% 이상 치솟았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시장 예상치를 훌쩍 넘는 등 미국 경제를 떠받치던 고용이 둔화 조짐을 보임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 미 ‘고용 엔진’ 활력 떨어지나


3월 미 실업률은 3.5%로 전월의 3.6%보다 하락해 여전히 미 노동시장은 뜨겁다는 것을 시사했다. 외식, 여행, 숙박 업계 신규 고용이 늘어난 덕이다. 하지만 전체 신규고용 수가 하락세로 접어들었고, 실업수당 청구 건수, 감원 규모에서 고용 둔화세가 포착되고 있다. 전날 공개된 주간(3월 26~4 월 1일) 실업수당 신청은 22만8000건으로 월가 전망치 20만 건을 넘었다. 최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계속 청구’도 182만3000건으로 역시 전망치(170만 건)를 넘어섰다.

지난주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전망치를 상회한 것은 미 노동부가 계절 조정 변수를 업데이트해 수치가 상향 조정된 요인도 작용했다. 이전 수치도 새 기준에 따라 4만~5만 건씩 올랐다. 엘리자 윙거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대규모 감원에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너무 적다고 봤다. 감원이 늘며 수치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력관리업체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의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총 감원 계획 규모는 8만9703명으로, 전월 대비 15% 늘었고 전년 동월 대비 319% 올랐다. 1분기(1~3월) 기준 27만416명으로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1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금리 인상에도 강력한 고용시장은 미 경제 침체의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고용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은행 부문이 불안해 신용 긴축이 확산되면 경기 침체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임스 콕스 해리스 파이낸셜 그룹 상무는 CNBC방송에 “연준은 금리로 거대한 벽을 세웠고, 경제가 그 벽으로 뛰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 은행 위기-상업 부동산, 곳곳에 시한폭탄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미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세계 경제 시한폭탄으로는 은행 부문 불안이 꼽힌다. 6일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은행 부문 압박은 안심할 때가 아니다”라며 “중기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로 33년만에 가장 낮다”고 경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도 미 CNN 인터뷰에서 “은행 위기 이후 대출이 줄고 있다. 반드시 경기 침체를 부르지 않더라도 (은행 위기가) 침체에 가까워지게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블룸버그통신은 7월 경기 침체 확률은 97%로 직전 조사(76%)보다 올랐다고 전했다.

또 중소형 은행 대출이 몰려 있는 상업 부동산은 2025년까지 2조9000억 달러(약 3825조 원) 규모 대출 만기가 다가온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감원,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사무 부동산 수요 급락 속에 언제 부실이 전이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다만 연준 대표 ‘매파’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은행 부문 압박은 줄고 있으며, 이것이 경기 침체를 가져오리라 보지 않는다”며 “고용시장이 강력하다면 금리는 계속 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3월 미국 고용보고서가 나온 직후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68%까지 올렸고, 6월 동결, 7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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