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마약 불과 5배 늘어’식 대처 안돼” 저격에.. 황운하 “韓, 미운 7살”
黃은 韓 향해 “관종에 매몰”
한동훈 법무장관은 7일 마약 범죄 강력 단속을 예고하며 “‘마약이 5배 정도밖에 안 늘었으니까 검찰이 마약 수사하면 안 된다’는 식의 대처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황운하 의원의 과거 발언을 원용한 것인데, 황 의원은 이런 한 장관을 겨냥해 “‘미운 7살’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날 오전 부산지검을 찾은 한 장관은 기자들과 만나 ‘최근에 마약 범죄 중대성 커지고 있다’는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하면서 “애들 학교 보낼 때 부모들이 ‘마약 조심해라’고 말하는 나라가 되면 되겠나. 대한민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마약은 적법 절차는 지키지만, 과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강력하게 단속해야 잡을 수 있다”면서 “우리 검찰이 그렇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 9월에 시행령으로 (검찰이) 마약의 유통 제조 수사를 다시 할 수 있게 됐다”며 “마약은 과하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악’ 소리 나올 정도로 강력하게 단속해야 하고 검찰이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작년 11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핼러윈 참사 원인으로 윤석열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데 따른 경력(警力) 공백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우리 마약류 실태가 대통령이 나서서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할 만큼 심각하냐, 정책 판단의 영역이지만 불과 5년 사이에 5배 늘어난 수준”이라고 했었다.
이와 관련 황 의원은 7일 밤 페이스북을 통해 한 장관의 ‘화법’을 지적하며 “한 장관의 국회 답변을 듣고 있노라면, ‘아직 많이 어리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자신을 나무라는 엄마를 향해 ‘엄마는 안 그랬어’라며 대드는 ‘미운 7살’의 모습”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한 장관은 ‘검찰이 깡패, 마약 수사를 왜 못하게 하느냐’고 묻는다. 깡패, 마약을 잡으러 다니는 검사 제도를 가진 나라는 지구상에 없다. 그건 검사가 할 일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황 의원은 그러면서 “일국의 법무부장관직을 수행하기에는 인격적으로 많이 미성숙해있다는걸 본인만 깨닫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라며 “철없는 수준을 넘어서 위험하기까지 한 법무장관에 대한 국회의 책무는 탄핵 이외에는 해답이 없는 듯하다”고 했다.
이날 시간차로 설전을 벌인 검사 출신 한 장관과 경찰 출신 황 의원은 서로를 향한 날선 발언으로 모욕죄 고소까지 벌어졌던 구원(舊怨)이 있다.
한 장관은 작년 11월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핼러윈 참사가 ‘마약과의 전쟁’ 때문이었다는 황 의원 주장을 두고 “김어준씨나 황 의원 같은 ‘직업적 음모론자’들이 국민적 비극을 이용해 정치 장사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소영웅주의와 ‘관종(관심 종자)’에 매몰된 한 장관이 틈만 나면 튀는 발언으로 천박함을 이어가고 있다”며 “국무위원의 막중한 자리에 걸맞은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그 뒤 한 장관을 모욕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2월 이 사건을 불송치(각하) 결정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