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청소년 스포츠 출전 금지... 美 공화 장악 州에서 통과
미국에서 트랜스젠더(성전환자) 학생 선수의 스포츠 경기 참가를 금지할지를 놓고 논란이 커졌다. 그러자 바이든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각) “신체 조건과 연령에 따라 출전 여부에 차등을 두자”는 일종의 ‘중재안’을 내놨다. 예컨대 초등학생은 아직 남녀 신체 차가 크지 않으므로 성 정체성에 따라 소속 팀을 선택하도록 허용하되, 고등학교·대학교에서는 학교 측이 판단해 출전을 금지할 수도 있게 하자는 제안이다.
미 교육부는 이날 “트랜스젠더 등의 출전을 일괄적으로 금지하지 말자”면서 이런 방안을 내놨다. 학교 측이 출전 금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는 ‘경쟁의 공정성’ ‘부상 가능성’ 등을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경기가 격렬하지 않은 초등학교 정도까지는 남자로 태어난 학생이라도 ‘여학생 팀’에서 뛸 수가 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서 남녀 신체 격차가 커지면 학교 측이 출전을 불허할 수도 있다.
일각에선 “소수자 인권을 중시해온 바이든 행정부가 물러서며 타협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이날 백악관의 커린 잔피에어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앞으로도) 성소수자 아이들은 맹렬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의 편이 되어줄 것”이라고 했다. 실제 미 교육부는 만약 고등학교나 대학교에서 명확한 근거 없이 트랜스젠더 출전을 금지할 경우, 학교에 대한 연방 지원금을 중단할 사유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바이든 대통령이 이 문제를 공론화하면서,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다.
실제 최근 공화당이 장악한 보수 성향 주(州) 의회들에서는 트랜스젠더 학생의 출전을 금지하는 법안을 잇따라 통과시키는 중이었다. 지난 한 주간 캔자스주에서 유치원생~대학생 트랜스젠더의 출전을 금지한 법안을 통과시킨 데다, 인디애나주와 아이다호주에서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전환 치료를 금지시켰다.
내년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성소수자(LGBTQ)’ 문제를 부각시켜 지지층을 결집할 필요도 있고, 광범위한 중도층인 일반 학부모들 지지도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은 학교 스포츠가 대학 등 진학의 관문으로 통하기 때문에 상당수 학부모들이 트랜스젠더 선수의 출전에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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