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소송 불출석' 권경애, 유족 측에 "잠적 아냐…책임질 것"

항소심서 세 차례 불출석 '패소'…5개월 지나 유족에 알려
논란 커지자 9천만원 각서 전달하고 잠적…연락 재개

(서울=뉴스1) 박주평 기자 = '학교폭력 소송 불출석'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권경애(58·사법연수원 33기) 변호사가 7일 유족 측에 연락해 "잠적한 것은 아니고 책임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고(故) 박주원 양 유족을 대리하는 양승철 변호사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권경애 변호사가 연락이 왔다. 잠적한 것은 아니고 앞으로 계속 연락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전날(6일) 학교폭력 소송 패소 사실이 알려지자 자신이 임의로 정한 9000만원을 3년에 걸쳐 피해자 유족에게 갚겠다는 각서를 유족 측에 전달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권 변호사는 2016년부터 고(故) 박주원양 어머니 이기철씨가 서울시 교육감과 가해 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변호인을 맡았다. 1심에서 일부 승소했으나 2심에서는 권 변호사가 세 차례 불출석해 항소 자체를 포기한 것으로 보고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권 변호사는 항소이유서도 2심이 시작되고 5개월이 지나서야 제출했다. 소송 취지를 설명하는 핵심 서류인 항소이유서는 통상 한 달 내에 제출한다.

더욱이 권 변호사는 패소 이후에도 5개월간 유족에게 패소 사실을 알리지 않아 논란이 확산됐다.

양 변호사는 "권 변호사가 책임을 지겠다고 하는데 각서를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현실적으로 지금 당장 돈이 없다는 취지"라고 했다.

또 "(고 박주원양)어머님이 따로 할 말씀은 없다. 상황이 그렇다는데 어떻게 더 말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유족 측은 소송을 대리한 권 변호사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다. 양 변호사는 재심을 청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재심의 요건이 엄격하다 보니 다시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오는 10일 상임이사회에 '권경애 변호사 직권조사 승인 요청 건'을 상정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한다. 이사회가 직권조사를 승인하면 권 변호사는 2주 안에 경위서를 내야 한다.

변협은 경위서를 바탕으로 조사보고서를 작성해 징계 개시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권 변호사가 경위서를 내지 않아도 관련 절차를 진행한다.

이후 변협 징계위원회(징계위)는 이사회 승인을 거쳐 사건을 심의해 징계 여부를 판단한다. 전례를 고려하면 이르면 7월 징계 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jup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