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많이 행복해요" 벨 감독, 5-2 대승에 한국말로 기쁨 표출[수원톡톡]

고성환 2023. 4. 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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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OSEN=수원, 고성환 기자] "저는 지금 많이 행복해요. 만족해요."

콜린 벨(62) 대한민국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이 조금 느리지만 진심을 담은 한국말로 기쁜 마음을 전했다.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대표팀은 7일 오후 7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신세계 이마트 초청 여자축구대표팀 친선경기에서 잠비아에 5-2 역전승을 거뒀다.

한국은 3-5-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손화연-정설빈이 최전방에 나섰고 추효주-조소현-이금민-장슬기-김혜리가 허리를 지켰다. 임선주-홍혜지-김윤지가 수비진을 꾸렸고 김정미 골키퍼가 골문에 자리했다. 지소연과 심서연, 최유리는 부상으로 경기에서 제외됐다.

3골 차 스코어와 달리 마냥 쉽지만은 않은 경기였다. 한국은 전반 24분 조소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잠비아의 강력한 피지컬에 고전했다. 결국 전반 37분 쿤다난지 레이첼에게 실점한 데 이어 전반 종료 직전 반다 바브라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후반은 한국이 압도했다. 정설빈 대신 투입된 박은선이 전방에 힘과 높이를 더해줬다. 그러자 이금민이 멀티골을 터트렸고, 조소현과 박은선도 한 골씩 추가했다. 잠비아도 간간이 위협적인 공격을 펼쳐긴 했지만, 모두 득점과는 거리가 있었다.

■ 다음은 벨 감독과 경기 후 일문일답.

- 경기 소감

지금 나는 많이 행복하다. 만족한다. 전반 20분~25분은 경기를 잘했다. 1-0을 만들어서 좋았다. 하지만 2-0, 3-0으로 점수 차를 벌릴 수 있었는데, 선수들이 관중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득점 이후 뒤로 가는 습관적인 플레이가 나왔고 후방에서 공을 돌렸다. 그러다가 임선주의 부상도 발생했다.

후반전은 많이 행복했다. 후반에는 더 강도를 높이고, 앞으로 가는 플레이를 주문했다. 선수들이 후반전에 경기를 뒤집어줬다. 우리가 후반전에 보여줬듯이 전진하는 플레이, 능동적인 플레이, 그리고 긍정적인 플레이를 원한다. 이렇게 경기를 해야 어떤 상대를 만나더라도 승리할 기회가 생긴다. 이런 모습을 보여주며 경기에서 승리해야 팬들의 응원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나는 팬들이 선수들의 묘기를 보고 즐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승리를 가지고 돌아가길 바란다.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방금 이야기한 부분을 요구했고, 선수들이 이를 잘 수행해줬다. 특히 박은선의 활약에 기쁘다. 그는 1년 동안 굉장히 열심히 노력했고, 오늘 경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조소현과 이금민은 경기력을 한 단계 올려줬다. 후반전에는 수비도 견고해졌다.

잠비아 칭찬도 잊을 수 없다. 잠비아는 빠르고 신체적으로 강했기 때문에 전반전에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전에는 그나마 잘 대처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1-2로 지고 있던 경기를 뒤집었다는 것 자체가 우리 DNA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오늘 경기에서 가장 만족스럽지 못했던 시간대는 전반전 후반 부분이다. 스피드도 전체적으로 떨어졌고, 계속해서 뒤로 물러섰다. 이외에는 만족한다.

- 잠비아와 모로코과 유사할 것 같은지. 잠비아가 2차전을 어떻게 준비할 것 같은가.

잠비아의 큰 강점 중 하나는 역습이라고 생각한다. 일주일 내내 쉽게 공을 내주지 않는 연습과 전진하는 플레이를 훈련했다. 전반전에는 잠비아의 스피드가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뒷공간을 내줬고, 뒤로 가는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다. 2차전에서도 잠비아가 오늘처럼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줄 것 같다.

-포메이션 변화가 많았다. 장슬기는 미드필더로 뛰다가 왼쪽 수비를 맡기도 했다.

매 기자회견마다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우리의 장점 중 하나는 굉장히 유연하다는 것이다. 한 가지 포메이션을 선택했을 때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있다. 하지만 포메이션보다 우선적으로 여기는 것은 플레이 원칙이다.

전반 20분, 25분까지는 잘 이뤄졌다. 하지만 임선주의 부상으로 인해 포메이션을 바꿔야 했다. 그러더라도 선수들이 본인 역할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고 플레이 원칙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감독으로서 일하기 수월하다. 어떤 변화를 가져가더라도 선수들이 잘 대응할 수 있다. 추효주도 마찬가지다. 그는 윙어로 시작했지만, 왼쪽 수비수로 바꿨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 베테랑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의 호흡을 평가하자면.

선수단 내에서 선수들끼리 이해도가 높다. 박은선은 훌륭한 선수이자 사람이다. 인성도 좋고, 유머도 넘친다. 박은선은 다른 공격수들과 다른 스타일이기 때문에 따로 훈련을 진행한다. 손화연, 최유리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그에게 요구하지는 않는다.

선수단에 배혜빈, 장유빈, 천가람, 이은영과 같은 어린 선수들이 있다. 이 선수들이 조소현, 이금민, 지소연, 김정미, 김혜리, 윤영글 선수처럼 인성과 실력 모두 훌륭한 선수들을 보고 배워야 한다. 베테랑 선수들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를 잘 이끌어내려고 노력 중이다. 임선주의 부상 이후 주춤하기는 했지만, 오늘 경기에서도 잘 나타났다. 

하프타임에 선수들에게 경기를 꼭 이겨야 한다, 뒤집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감을 줬다. 선수들의 나이가 아니라 경기력이 중요하다. 내가 말하는 경기력에는 압박감을 이겨내는 능력도 포함된다.

주축 선수 7명이 없는 상황에서 승리를 거뒀다. 지소연, 최유리, 심서연, 강채림, 이민아, 이영주, 장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승리해 더 기쁘다. 이런 상황에서는 조소현, 이금민, 김혜리와 같은 베테랑들이 경험을 가지고 나서야 하고, 어린 선수들은 본인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fineko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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