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최소 100병...학부모도 마셨다
[앵커]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마약 음료만 최소 100병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학생들만 피해자로 알려졌는데 경찰이 확인한 결과 학부모도 한 명 음료를 마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준엽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서울 대치동 학원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담긴 음료를 건넨 일당은 두 개조로 움직였습니다.
경찰은 이들이 맛보라며 나눠주기 위해 미리 챙긴 음료만 100병인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이 가운데 30병 정도만 회수했는데 배포자 일당이 일부를 폐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도 확인해, 피해자는 6명에서 7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한 피해 학생의 어머니가 학생이 집에 가져온 '마약 음료'를 나눠 마신 것으로 조사된 겁니다.
이들에게 음료를 나눠준 일당 4명은 다들 고액 아르바이트라 지원했을 뿐 음료에 마약이 들어있는 줄은 몰랐다고 주장했습니다.
일당 가운데 일부는 음료가 궁금하다며 실제로 마셔보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또, 지시는 철저히 비대면으로만 내려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마약 음료'를 전달받은 것도 택배나 지하철 물품보관함을 통해서였고,
시음한 학생 부모 연락처를 받아두라는 지시도 전화나 메신저로만 받았다는 겁니다.
그렇게 확보한 연락처로 "자식 인생 망치기 싫으면 협조하라"고 협박한 사람 역시 자신들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게 사실이라면, 주도 세력과 말단 행동책이 분리된 '점조직' 형태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스피싱 사기단이 흔히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경찰도 마약 복용을 약점 삼아 협박하는 신종 피싱 사기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하는 데 쓰인 휴대전화 번호의 명의자를 특정해 배후 세력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배후 세력이 해외에 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영상편집 : 양영운
그래픽 : 이상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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