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측 "3월 18일·31일 `산불 중 골프·술`? 명백한 허위" 반박…제목 고친 KBS

강원도 "3월 18일 새벽골프 8시간반 뒤에야 산불, 31일 산불 2곳 꺼진 뒤 만찬"
'산불 진화 중 술자리' 어긋난 보도…KBS, '18일 산불 때 골프'는 제목서 지워
道, 산불 보고서로 발생·진화시각 밝혀 "허위보도 법적조치"…당내 해명 앞둬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지난 4월5일 춘천 강원도청 인근에서 권혁열 강원도의회 의장과 조찬 간담회를 갖고 강릉 제2청사 신설 등에 대한 협조를 당부했다. 강원도는 강릉에 제2청사를 신설하는 조직개편안을 다음 달 도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강원도청 제공·연합뉴스>

강원도청 제공 자료.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7일 자신이 '지난달 31일 강원 원주·홍천 산불 발생 와중 술자리를 갔고, 그보다 앞선 18일 평창 산불 진압 중 춘천 골프연습장을 갔다'는 KBS보도에 "명백한 허위보도"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이후 KBS는 해당 보도 제목에서 반박된 사실관계 2가지 부분은 삭제했다. 김진태 지사는 소속당인 국민의힘에도 적극 해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강원도청은 이날 KBS의 <김진태 골프친 뒤 술자리도…18일 산불 때도 '골프'> 방송 보도 관련 대변인 입장문으로 "3월 18일 골프 연습과 3월 31일 만찬은 강원도내 산불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일어난 것이 명백함에도 해당 건이 '산불 중'에 이뤄진 것으로 보도하면 명백한 허위보도에 해당되므로 이에 대해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KBS는 보도 제목을 <'산불 골프' 김진태, 술자리까지>로 변경한 상태다.

앞서 KBS는 "김진태 지사는 홍천 산불이 났던 날(3월31일) 골프 연습을 한 데 이어 한 식당을 찾아 지인들과 '술자리'까지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골프 연습을 하고 난 뒤 찾은 저녁 자리는 '산불 진화 상황 속'에서도 가야 할 만큼 불가피한 자리였을까"라고 단정 보도했다. 김 지사가 산불 발생 전 당일 오후 6시로 약속해 둔, 지인들과의 식사 겸 업무협의를 위한 개인일정을 가리킨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 속초 식목일 행사를 일찍 마친 뒤 춘천 소재 도청으로 바로 복귀하지 않고, 업무 종료시각(오후 6시) 30분 전 지역 골프연습장에서 30분간 골프를 쳤다는MBC 보도로 비판을 산 뒤 "부적절했다"며 사과한 바 있다. 김 지사 측은 애초 골프연습 목적이 아니라 김 지사와 오랜 친분의 연습장 관계자를 만나러 갔다가 부재중임을 확인하자 20~30분 골프연습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도 대변인은 "3월31일 발생한 원주 산불은 오후 4시7분, 홍천 산불은 오후 6시1분 진화가 완료됐고 (KBS) 보도에 언급된 만찬은 산불 진화 후 이뤄진 것"이라며 강원도산불방지대책본부의 '홍천군 두촌면 천현리 산불발생 진화완료' 보고서(당일 오후 6시10분 기준)를 첨부했다. 오후 3시49분 산불 신고가 접수된 뒤 헬기 7대·차량 13대·인력 119명이 투입돼 오후 6시1분 주불을 잡았다는 게 골자다.

KBS는 이외에도 "(3월) 18일엔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서 산불이 났다"면서 "당시 산림청 보도자료를 찾아 확인해 보니, 산림 당국은 '그날 산불 1단계를 발령했으며 야간까지도 진화 인력과 특수 장비를 투입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며 "이날도 김 지사는 해당 골프 연습장을 찾아 골프 연습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당시 강원도는 산불특별대책기간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지사 측은 대변인 입장문에서 "주말 토요일인 3월18일 골프연습장 방문 시간은 오전 7시~오전 8시였으므로, 오후 4시38분 발화된 평창 산불 이전에 이뤄진 것이다. 도내에는 16일 밤부터 18일 오전까지 일체 산불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도 산불방지대책본부의 '평창군 진부면 신기리 산불발생 완료보고'(3월19일 오전 1시30분 기준) 내 산불 발생 시각은 18일 오후 4시38분으로 적시됐다.

KBS는 보도 일부를 수정하면서 "(골프연습 시점이) 산불이 나기 전 시간이었다는 '주장'"이라고 치부했다. 방송은 산불 매뉴얼(산림 피해가 100㏊ 이상이거나 24시간 이상 산불이 지속될 경우 산림청장이나 광역단체장에 지휘권)을 의식한 듯 "작은 산불까지 모두 도지사가 챙기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면서도 "강원도의 재난총괄본부장이, 산불이 연이틀 발생한 날 업무시간에 골프 연습을 하고 저녁에 술자리까지 가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김 지사 측 입장이 공개되기 전 "KBS의 보도와 관련해 김기현 당대표는 금일 중앙당 당무감사실을 통해 보도된 내용의 진위여부를 철저히 조사할 것을 지시했으며 사안의 경중에 따라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할 것을 사무총장(이철규 의원)에게 지시했다"며 "김기현 대표는 당의 기강 확립을 위해 앞으로도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 언행에 대해 일체의 관용 없이 일벌백계로 임할 것"이라고 공지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