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현장은 못가고...野의원들, 日 극좌단체 찾아가
野 “현지서 추천...관련성 몰랐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저지 대응단’ 의원들이 7일 ‘후쿠시마 공동진료소’를 방문해 의료진과 대화를 나눴다. 일본 언론 등에 따르면 이 진료소는 일본 법무성 산하 공안조사청이 극좌폭력단체 ‘중핵파(中核派)’ 계열로 분류한 곳이다.
대응단 소속 위성곤, 양이원영, 윤영덕, 윤재갑 의원은 이날 후쿠시마 공동진료소에서 후세 사치히코 진료소 원장과 오염수 방류 문제를 논의했다. 위성곤 의원은 진료소를 방문지로 선정한 데 대해 “현지에서 추천한 곳”이라며 중핵파와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했다. 진료소 측은 ‘설립 당시에는 (중핵파와) 관련이 있었지만, 지금은 관계가 없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핵파의 정식 명칭은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 전국위원회’로 일본 공산당에서 분열된 조직이다. 일본 경찰청은 2020년에 작성한 ‘극좌폭력집단의 현황 등’ 자료에서 중핵파를 ‘극좌폭력집단’의 한 당파로 규정하면서 “과거에는 다수의 테러 및 게릴라 활동을 실행했다”고 설명했다. 동일본대지진 후 당파색을 감추고 탈원전 운동을 하며 조직원 모집에 나서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진료소 측은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중핵파가 발간하는 기관지에는 이 진료소 활동도 소개된 것으로 전해졌다. 오염수 방출을 저지하겠다며 일본에 간 민주당 의원들이 중핵파와 연관된 장소를 방문하자, 정치권에서는 “제대로 된 면담 일정도 확정하지 못한 채 무작정 찾아가서 논란거리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실제로 대응단은 지난 6일 일본에서 1박 3일 일정을 시작하면서 후쿠시마 원전을 운영했던 도쿄전력 본사 방문 및 자료 요구 일정을 주요 일정으로 잡았지만 원전 관련 임원은 만나지 못했다. 7일에는 후쿠시마 제1원전 방문 허가를 얻지 못하자 원전에서 약 10㎞ 떨어진 우케도항 방파제를 찾아갔고 후쿠시마에서 지방의회 의원 1명, 현지 주민 1명, 진료소 원장 1명 등 총 3명을 면담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양이원영 의원은 7일 오후 MBC라디오에서 “후쿠시마현 원전 인근을 둘러보고 오염 상황이나 이런 것을 체크했다”며 “(오염수를) 모니터링 해온 전문가들 얘기 들어보니까 생각보다 오염된 상황이 좀 심각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됐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의원들의 막무가내 후쿠시마행 빈 수레가 참 요란하다”며 “‘괴담’과 ‘선동’을 양손에 든 음모론만 보인다. 노이즈 마케팅도 이쯤이면 됐다”고 했다. 야권에서도 대응단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6일 KBS 라디오에서 “(방일이) 쇼에 불과하다. 한일의원연맹 인맥으로라도 사람을 좀 만나는 모양새는 만들어야지, 사진 찍으러 갔냐”며 “민주당 대처하는 게 수권 정당 자격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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